본격적인 '나 선발' 경연이 시작된다.
'괴물 에이스' 류현진(25)만이 선발 자리가 확정됐다. 한화의 나머지 선발 자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6선발 체제가 거론됐지만 한대화 감독은 "류현진이 너무 오래 쉬면 오히려 안 좋았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5선발 체제 고수를 굳혔다. 남은 4자리를 놓고 박찬호(39) 브라이언 배스(30) 양훈(26) 김혁민(25) 안승민(21) 유창식(20) 등이 경쟁하고 있다. 1.5대1의 경쟁률이다.
시범경기 시작 전부터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 14일 SK와 연습경기에서 최고참 박찬호가 스타트를 끊었다. 이날 박찬호는 2⅔이닝 5피안타1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박찬호에 이어 구원등판한 배스는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안타 6개를 맞으며 불안감을 키웠다.

16일 넥센과 연습경기에서는 에이스 류현진이 5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역투한 가운데 스프링캠프에서 실전 등판이 모자랐던 양훈이 구원등판, 3이닝을 1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막으며 안정감을 보였다. 유창식도 지난 14일 2군에 잠깐 합류해 LG와 연습경기에서 선발등판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이제 남은 투수는 김혁민과 안승민. 두 투수 모두 선발 경쟁에서 핵심으로 지목된다. 김혁민은 스프링캠프에서 이미 최고 150km 강속구를 뿌릴 정도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안승민은 팔 각도를 높이며 상대 타자로 하여금 노출되는 부분을 막고자 한다. 두 투수 모두 커브의 비중을 높이며 구종의 다양화도 시도한다.
가장 흥미로운 투수는 역시 새롭게 합류한 박찬호와 배스. 박찬호는 직구 최고 구속을 148km까지 끌어올렸다. 지저분한 볼끝 움직임으로 타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에서는 그의 투구 스타일이 일찍부터 노출될 것을 우려해 선발등판 날짜를 함구하고 있다. 그만큼 팀의 중요 전력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2선발감으로 기대를 모은 배스는 시범경기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 아직 구위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고 있다. 아직 상대를 압도하는 힘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슬라이드 스텝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퀵모션을 고치려 한다는 점에서 희망적이지만 외국인 투수답게 기본적인 볼 스피드 상승이 관건이다.
한대화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로테이션 순서대로 선발 후보들을 등판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범경기 동안 선발 테스트를 통해 시즌 개막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하겠다는 의미. 경쟁의 연속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화의 '나 선발' 경쟁 테스트에서 누가 통과하게 될지 시범경기에서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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