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희선 인턴기자] 올림픽 본선 진출의 열기에 고무되어 메달권 진입을 노리던 일본 남자 축구대표팀에 일침을 가하는 냉정한 평가가 등장했다.
일본은 지난 14일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서 바레인에 2-0 승리를 거두고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5회 연속이자 9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선제골을 넣은 FW 오기하라 다카히로는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목표를 밝혔고, 추가골의 주인공 기요타케 히로시도 "메달을 따러 간다"고 각오를 전했다. 각 스포츠 언론도 "나데시코 재팬(일본 여자대표팀의 별칭)과 동반 금메달을 노린다" 등의 보도로 잔치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석간지인 '닛칸겐다이'는 "일본 남자 축구대표팀, 올림픽 메달은 100% 무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실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세계 무대서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여자와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닛칸겐다이는 독일축구협회 공인 S급 코치인 스즈키 요헤이와 인터뷰를 통해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생각은 없지만 지금이야말로 올림픽 대표팀 선수가 세계에서 통용될 레벨인지 냉정한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도르트문트에서 뛰고 있는 가가와 신지의 동료 중 19세의 마리오 괴체라는 선수가 있다. 바레인전에 출장했던 선수 중 괴체에 필적하는 선수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스즈키 코치는 "런던올림픽 유럽 대표는 개최국인 영국(4개 협회 단일팀)을 포함 스페인 스위스 벨라루스 4개국이다. 유럽에서 올림픽 출전을 우선순위로 두는 국가는 많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스즈키 코치는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사실에 들뜨기보다 일본 축구가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서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FW 오쓰와 같은 해외파 선수도 있지만 현재 일본 올림픽대표팀 대부분은 J리그의 주전 선수들이다. 일부에서는 일본 올림픽대표팀을 '역대 최강'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닛칸겐다이는 "지금의 올림픽 대표가 2009년 U-20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낙오 세대'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저명한 축구 저널리스트인 로쿠가와 도루 역시 "현재 올림픽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GK 곤다나 FW 나가이, 하라구치 등이 그대로 포진해 있던 일본 U-20 대표팀은 아시아 예선 준준결승에서 패해 95년부터 8회 연속 본선 진출 달성에 실패한 바 있다"며 "이들 중 몇 명이나 일본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일본의 한 기자는 닛칸겐다이를 통해 세키즈카 올림픽대표팀 감독에게 '긴장하면 굳어버리는 버릇'이 있다며 본선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압박에 약한 타입인 세키즈카 감독은 선수 교체 등에 있어 상대방에게 선수를 빼앗기는 일이 많다는 것.
이 기자는 "런던올림픽 본선에서 메달을 노리기 위해서는 승부사 근성이 있는 감독의 영입이 필요하다"며 세키즈카 감독의 경질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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