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고 준비한 대로 하나 나왔다".
한화의 돌아온 4번타자 김태균(30)이 시범경기 첫 타석부터 시원한 대포를 쏘아올렸다. 김태균은 18일 청주구장에서 벌어진 넥센과 시범경기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해 1회말 첫 타석부터 좌측 담장을 총알 같이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1회 이여상의 3루 강습 내야안타와 연경흠의 우전 안타로 만든 1사 1·3루 찬스에서 첫 타석을 맞이한 김태균은 넥센의 좌완 선발 강윤구의 4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143km 직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맞는 순간 경쾌함 타구음과 함께 빠르게 날아간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10m짜리 스리런 홈런.

지난 16일 넥센과 연습경기에서 4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며 예사롭지 않은 타격 감각을 과시한 김태균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스프링캠프 때보다 밸런스가 많이 좋아졌다. 시범경기 때부터 공을 띄우며 장타를 의식 하려고 했는데 생각하고 준비한 대로 하나 나왔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3년 만에 한화 유니폼을 입고 홈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태균은 팬들의 환호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오랜만의 홈경기라 긴장되고 설레고 흥분된 상태였다. 외야 플라이로 연결하려고 가볍게 쳤는데 마침 상대 투수의 실투가 들어와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3년만의 홈경기 첫 타석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시범경기 개막일이었던 지난 17일 잠실 LG전에서 투런 홈런을 터뜨리고, 최형우도 18일 LG전에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범경기 때부터 뜨거운 홈런레이스가 이어지는 상황. 경쟁자들의 홈런이 김태균에게 자극이 되진 않았을까.
이에 김태균은 "(이)승엽이 형이나 (최)형우를 의식하지 않는다. 각자 페이스에 맞게 준비해가는 과정일 뿐"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나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뒤 2~3번째 타석에서도 집중해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경기에 몰아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겠다는 의미. 홈런왕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다.
김태균이 여전한 건 홈런이 전부가 아니었다. 스리런 홈런을 때린 뒤 2회초 수비에서 강정호의 1루 쪽 파울 플라이를 잡으려다 발이 꼬여 넘어지는 '몸 개그'도 보여줬다. 김태균은 "그것 때문에 발목이 좀 아프다"며 능글 맞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여전히 김태균은 김태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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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