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가 '유비'와 자존심 대결에서 또 다시 승리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 서울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경기서 2골을 터트린 몰리나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2연승을 거두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대전은 3연패의 부진에 늪에 빠지고 말았다.
'독수리' 최용수 서울 감독과 '유비' 유상철 대전 감독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한국 축구를 대표했던 스타. K리그서 활약을 바탕으로 J리그에 나란히 진출해 활약했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물론 공격수와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의 차이는 있지만 동기로서 라이벌 의식이 있던 것이 사실.

최용수 감독은 대전전을 앞두고 가진 정례 기자회견서 "대전 유상철 감독과 대결은 자존심 싸움이다.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최 감독의 이야기에 유상철 감독도 뒤지지 않았다.
경기를 앞두고 유 감독은 "최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선수들에게 투지를 불태울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 단순히 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팀에 한 것이기 때문이다"면서 "전력이 약하다고 맨날 얻어맞지 말고 오늘은 한 방 날릴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고 자존심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유 감독은 먼저 선제 공격을 가했다. 유 감독은 "선수 시절 내가 입는 옷에 대해 굉장히 부러워 했다"면서 자신의 스타일이 최용수 감독에 비해 한 수 위임을 강조했다.
유 감독의 이야기에 대해 최 감독은 "어차피 선수는 트레이닝복을 많이 입는다. 선수 시절 이야기일 뿐"이라면서 "물론 옷을 잘 입기는 했다. 부산 촌놈인 나와는 달랐다"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자극이 된 것일까. 최 감독은 "대전처럼 경험이 적은 선수들은 물불 가리지 않고 경기에 임한다. 따라서 싹이 자라기 전에 밟아야 한다. 초반부터 공격적인 축구를 통해 밀어붙일 것"이라고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미 양 감독은 지난해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지난해 9월24일 열린 경기서 서울은 대전을 4-1로 완파하며 '독수리'가 먼저 승리를 챙겼다.
경기 양상은 최 감독의 말처럼 흘러갔다. 경기 시작부터 서울은 수비적으로 나온 대전을 강력하게 몰아쳤다. 대전의 밀집된 수비에 고전하기는 했지만 경기 주도권 만큼은 내주지 않았다. 슈팅수를 확인하더라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
나란히 수트를 입고 경기를 지켜본 최용수 감독과 유상철 감독의 2차전은 최 감독이 또 다시 승리했다. 한 방 먹이겠다는 유상철 감독의 설욕은 또 뒤로 미뤄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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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앞서 함께 입장하는 유상철 대전 감독-최용수 서울 감독 / 서울월드컵경기장=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