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범, 4강 PO 1차전 승리에도 미소는 '부재'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3.19 07: 23

힘들게 얻은 승리였지만 이상범 안양 KGC인삼공사의 얼굴에는 미소가 없었다.
인삼공사는 지난 18일 안양 실내체육관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1차전 부산 KT와 홈 경기서 54-51로 승리를 거뒀다. 역대 PO 2회전서 1차전에 승리한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한 비율이 73.3%(30회 중 22회)인 만큼 인삼공사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또한 이날 승리로 이 감독은 PO 데뷔 무대서 첫 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없었다. 단지 "PO에서 첫 경기인데 너무 어렵다. 경험이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쌓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힘든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을 뿐이었다.

이 감독이 단순히 힘든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얼굴에 기쁨이 묻어나지 않은 것은 아니다. KT가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데다 2차전에 승부를 걸 것으로 판단한 것.
이 감독은 "KT가 모든 체력을 (1차전에) 쏟아부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전창진 감독님이 경험이 많은 만큼 조금씩 조절해 준 것 같다. 내 느낌이라 맞을지, 안 맞을지는 모르지만 KT가 체력을 쏟아붓지 않았다고 본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특히 수비에서 그랬다. 체력은 수비에서 소모된다. 그런데 KT는 수비를 적극적으로 하다 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이유로 체력을 완전히 쏟아붓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경기 전 전창진 KT 감독은 "버릴 건 버려야 하는 만큼 미련없이 버려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이는 인천 전자랜드와 6강 PO 때 했던 말과 이어지는 듯했다. 당시 전 감독은 "(6강 PO를) 5차전까지 하면 인삼공사보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라는 거지"라고 했다.
5차전을 치르고 4강 PO에 가면 체력적인 부분에서 큰 문제가 발생한다는 뜻이었다. 즉 체력이 방전된 상황에서 치르는 4강 PO 1차전을 어차피 놓칠 거면 미련없이 포기하고 체력을 아껴 2차전부터 올인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전 감독은 "경기가 초반부터 잘 안 풀리면 버리고(포기하고) 2차전을 준비하려고 했다. 그런데 체력을 다 쓰고 패배했다. 그 부분에서 아쉽다"며 이 감독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말을 했다.
불과 4점 차 승부로 인삼공사가 잡힐 듯 말 듯해 쉽게 포기가 안 됐다는 것. 결국 경기도 놓치고 선수들의 체력까지 소진됐으니 최악의 결과를 얻게 됐다는 것이 전 감독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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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곽영래 인턴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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