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스토브리그가 뜨거웠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정대현-이승호 SK 벌떼 마운드 듀오를 영입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롯데는 거액을 투자해 귀한 몸을 모셔왔다. 비록 정대현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 초반 공백을 갖지만 큰 부상은 아니고, 페이스가 늦어 걱정이 많았던 이승호 역시 시범경기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롯데의 올 시즌 '뉴 페이스'는 이들만 있는게 아니다. 지난해 8월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한 신인 9명이 1군 엔트리 진입을 꿈꾸고 있고, 11월엔 2차 드래프트에서 김성배(31,전 두산)와 박동욱(26,전 LG)을 지명해 전력을 보강했다.
보통 신인선수는 1군에 출전만 해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한다. 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아마추어 선수와의 기량차이는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4년 연속 이른바 '중고 신인'이 신인왕을 독식하고 있는 사실에서도 이를 실감할 수 있다. 그렇지만 롯데는 이번에 입단한 신인 8명(8라운드 투수 윤정현 동국대 진학) 가운데 무려 세 명이 스프링캠프서 성과를 보여주며 개막 엔트리 진입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롯데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투수 김성배와 박동욱을 영입, 즉시 전력감을 데려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가고시마 캠프에 뒤늦게 합류했던 사이드암 김성배는 시즌 초반 정대현의 대체자로 주목받고 있다. 두산 시절부터 1군 불펜진에서 제 몫을 했던 선수인만큼 기대가 크다. 여기에 이재곤까지 손가락 부상으로 재활에 돌입, 김성배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다행히 겨우내 팔꿈치 통증을 털어버린 김성배는 18일 두산전에서 1⅓이닝동안 볼넷 하나만 허용하며 무실점을 기록하며 롯데 데뷔전을 무사히 마쳤다.
박동욱은 스프링캠프서 가장 기량이 많이 발전한 선수로 꼽힌다. 양승호 감독이 "5선발 후보다. 기량이 많이 발전해 기대가 크다"라고 언급할 정도로 공이 좋아졌다. 가고시마 캠프에선 롯데 투수들 가운데 가장 빠른 146km까지 구속을 기록했고 연습경기 실전등판 성적도 좋았다. 롯데 불펜에 부족한 우완 정통파 강속구 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동욱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선 1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렇지만 시범경기동안 꾸준히 기회를 얻을 전망이고 그 결과에 따라 1군 개막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신인 가운데는 '동아대 신인듀오' 신본기(23)-김성호(23)가 눈에 띈다. 내야수 신본기는 뛰어난 수비 기본기와 정확한 타격 실력으로 벌써부터 주전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내야에서 1루수를 제외하고 모두 소화가 가능해 기존 백업 멤버인 손용석·정훈 등이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 코칭스태프도 신본기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며 성공을 점치고 있다. 17일 두산과의 시범경기 개막전에는 긴장한 탓인지 유격수로 나와 송구 실책을 범했지만 18일 경기에선 깔끔한 수비 실력으로 양승호 감독으로부터 "내야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사이드암 투수 김성호 역시 뚜껑을 열어보니 기량이 만만찮다. 전지훈련지에서 큰 기량 발전으로 눈도장을 받기 시작한 김성호는 이어진 연습경기서도 연신 호투를 펼치는데 성공했다. 또한 프로데뷔 첫 공식경기였던 17일 두산전에선 1이닝동안 내야안타 하나를 허용하긴 했지만 직구만으로 세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눈길을 끌었다. 계속된 활약에 김성호는 정대현의 시즌 초반 공백을 메울 잠수함 유력 후보로까지 부상했다.
여기에 신인포수 윤여운(23)도 1군 엔트리 진입을 노린다. 기존 백업포수 장성우가 경찰청에 입대하며 시작된 롯데의 포수경쟁. 사이판-가고시마를 거치며 윤여운·이동훈·김사훈 등 세 명의 포수가 실전경험과 함께 백업포수 경쟁을 벌였다. 성균관대 시절 4년동안 주전 마스크를 썼던 윤여운은 후보군 가운데 가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강한 어깨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투수리드가 강점. 아직까진 경쟁 구도지만 경쟁률 3대 1을 뚫는다면 개막 1군 엔트리 포함도 꿈 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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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성배-박동욱-윤여운-김성호-신본기. 박동욱·윤여운·김성호 사진 롯데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