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에 손님들 방문이 잦다. 정확히 말하면 잦은 게 아니라 매회 수시로 찾아든다. 이젠 게스트 없는 '개콘'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
KBS 간판 코미디 '개그콘서트'의 큰 과제 중 하나는 손님 맞이다. 가수 배우 운동선수 아나운서 등 장르 불문 다양한 연예인 혹은 유명인들이 직접 코미디에 도전한다. 이들 중에는 톱스타도 있고 아이돌도 있고 추억의 스타도 있다. 많은 시청자들이 예고되지 않은 게스트의 등장에 반가움을 표한다. 적당한 스타가 출연해 의외의 코믹 연기를 잘 소화하면 시청률 견인에도 분명 도움이 된다. 소위 '핫 한' 스타가 출연한 때는 시청률이 깜짝 상승하기도 한다.
지난 18일 방송분에는 연극배우 손숙과 前 씨름선수이자 감독 이봉걸, 그룹 토니와 스매쉬, M4 등이 등장해 볼거리를 더했다. 손숙은 '생활의 발견' 코너에 얄미운 예비 시어머니 캐릭터로 출연했고 이봉걸은 '위대한 유산' 코너에서 추억의 인물로 나왔다. 손숙과 이봉걸을 잘 모르는 어린 시청자들 덕인지 두 사람의 이름은 순식간에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됐다. 토니와 스매쉬는 '불편한 진실', M4는 '감수성'에 모습을 드러냈다.

굳이 무대에 오르지 않더라도 직접 객석을 찾아 녹화를 관람하며 카메라에 포착되는 스타들도 있다. 이날은 배우 한고은이 모습을 드러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이러한 '개콘'을 두고 게스트 남발이라는 지적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 매회 최소 2~ 3명에서 많으면 10여명이 무리로 등장, 게스트에 의존하는 인상마저 풍기며 일각의 우려를 낳고 있다. 준비가 잘 된, 안성마춤의 게스트는 때로 개그맨들의 무대를 더욱 빛나게 해주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오히려 흐름을 끊거나 몰입을 방해하는 일도 허다하기 때문.
물론 아직까지는 부작용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더 커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같은 게스트 릴레이는 현재의 연출자인 서수민 PD가 전임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더욱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게스트를 중요시하는 게 PD 개인의 기호일지, 아니면 제작진 혹은 개그맨들의 판단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게스트 남발은 분명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코너의 주체가 개그맨들이 아니라 게스트를 위해 구성될 때, 이는 억지가 되고 오버가 된다. 게스트를 초대해 시너지를 내고자 했다가 본전도 못 건지는 케이스가 생겨난다면 이는 결국 '개콘'에 흠집을 내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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