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선두' 몰리나, '생각의 스피드' 로 폭발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3.19 10: 08

'생각의 스피드가 빠르다'.
지난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경기서 2-0으로 승리한 뒤 최용수 FC 서울 감독이 이날 2골을 넣은 몰리나의 특징을 압축한 표현이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2연승을 거두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3, 4호골을 기록한 몰리나는 3경기 연속골로 라돈치치(수원)와 득점 공동 선두에 나섰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던 후반 6분 몰리나는 상대 파울로 얻은 프리킥을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다. 전방에 있던 김동우가 넘어지면서 골키퍼를 교란하면서 그의 슈팅은 그대로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분명 감각적인 프리킥이었지만 운도 따랐다.
두 번째는 상대 진영 중앙에서 하대성이 날카롭게 연결해준 볼을 몰리나가 그대로 이어받은 후 대전 골키퍼 최현을 제친 뒤 오른발로 가볍게 차넣었다. 오른발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그였지만 필요한 때 완벽하게 해냈다.
몰리나는 개막전부터 3경기 연속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대구와 경기서는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골을 터트렸고 전남전에서는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대전과 경기서는 2골을 몰아치면서 득점 공동선두에 올랐다.
그가 터트린 골은 모두 팀에 없어서는 안될 득점. 초반 흔들릴 수 있었던 분위기를 잡는 득점이었다. 몰리나의 골로 서울은 패배 없이 상승세를 타게 됐다.
몰리나는 지난 시즌 서울의 '도우미'로 활약했다. 29경기에서 10골(8위)을 넣긴 했지만 데얀에게 기회를 주는 역할을 더 자주 했다. 12개의 도움으로 이 부분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전방위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겸손했다. 대전과 경기 후 몰리나는 "나는 득점왕 타입의 선수가 아니다. 내가 잘하는 건 동료들에게 패스를 넣어주는 것이다. 이 기세를 쭉 이어나가고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최용수 감독은 몰리나에 대해 "경기장에서 스피드가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생각의 스피드는 누구보다도 빠르다"라면서 "누구보다 전지훈련에서 많은 땀을 흘렸기 때문에 리그에서 보상 받는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몰리나의 활약은 고무적이다.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할 외국인 선수가 한 방을 터트려 주고 있기 때문. '데몰리션' 콤비인 데얀도 착실하게 득점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서울의 최전방은 더욱 두툼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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