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경주 인턴기자] 누구에게나 첫사랑의 추억은 있다. 그렇다면 당신의 첫사랑은 누구인가.
지난 13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영화 '건축학개론'은 영화 내내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당신의 첫사랑은 누구냐고.
영화는 과거 풋풋했던 첫사랑의 모습을 선보이는 승민(이제훈 분)과 서연(수지 분), 그리고 15년 만에 다시 만난 현재의 승민(엄태웅 분)과 서연(한가인 분)의 모습을 번갈아가며 보여주고 있다.

건축학과 승민은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처음 만난 음대생 서연에게 반하게 되고 함께 숙제를 하면서 차츰 마음을 열고 친해지지만 사소한 오해로 인해 멀어지게 된다.
그 후 건축가가 된 승민 앞에 15년 만에 불쑥 나타난 서연은 자신을 위한 집을 설계해달라며 부탁을 하게 되고 함께 집을 완성해 가는 동안 두 사람은 어쩌면 사랑이었을지 모를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 새로운 감정이 쌓이기 시작한다.
'건축학개론'의 가장 큰 핵심이 '첫사랑'인 만큼 극 중 배우들은 첫사랑의 설렘, 그리고 작은 오해로 생겨버린 이별, 첫사랑과 재회했을 때의 떨리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그리고 그러한 섬세한 감정 연기들은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첫사랑 추억을 되새김질하게끔 만든다.
극 중 이제훈이 수지와 이어폰을 나눠끼고 음악을 듣는 장면, 수지 앞에서 수줍어하는 모습. 이러한 모습들이 마냥 순수하기만 했던 첫사랑의 기억을 꺼내게 만드는 것. '맞아, 그땐 그랬지', '지금 그 사람은 무얼 하고 있을까', '정말 많이 좋아했었는데'. 이런 생각들이 영화 내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만큼 첫사랑은 누구에게나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을터. 하지만 아팠던 만큼 설렜던 마음도 가득했던 것이 바로 첫사랑이다. 그러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려보는 것이 시대적 장르물이 주는 아날로그적 감성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지금이라면 불가능할 것 같은 첫사랑의 순수한 마음을 다시금 떠올리고 싶은가. 그러면 '건축학개론'을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 연출부를 통해 현장 경험을 쌓고 신선한 발상과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로 화제를 모은 영화 '불신지옥'으로 장편 데뷔를 한 이용주 감독의 두 번째 영화 '건축학개론'은 오는 22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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