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두산, '신인 삼진쇼'로 다시 부각된 밀월관계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3.20 08: 48

이원석 삼진-최준석 삼진-오장훈 삼진.
17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졌던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경기 개막전. 이날 경기에서 롯데 신인 김성호는 두산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며 주목을 받았다. 루키의 대담한 삼진쇼도 눈길을 끌기엔 충분했지만, 그 이면에는 양팀의 재미있는 인연이 숨어있다.
바로 신인 김성호에게 삼진을 당한 세 명의 타자가 모두 롯데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내야수 이원석은 지난 2009년 홍성흔의 FA 이적때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고 내야수 최준석은 2006년 최경환과 트레이드가 돼 마찬가지로 두산 선수가 됐다. 이들 두 선수는 이적 후 두산 내야진의 주축선수로 자리잡으며 이적 효과를 톡톡히 봤다. 또한 마지막으로 삼진을 당했던 내야수 오장훈 역시 지난해 11월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의 1라운드 지명을 받고 롯데에서 두산으로 팀을 옮겼다.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는 큰 연결고리가 없음에도 서로의 팀 출신 선수들이 많다. 홍성흔은 롯데에서 뛰고있는 두산 출신 대표적인 선수다. 지난 2008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던 홍성흔은 2009년 롯데 입단 이후 지난해까지 3년간 타율 3할4푼1리(1331타수 454안타) 44홈런 247타점 229득점으로 모범 FA 사례로 자리잡았다.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이 롯데로부터 오장훈을 데려갔듯, 롯데 역시 두산출신 사이드암 투수 김성배를 곧바로 지명했다. 불펜 경험이 풍부한 김성배는 올 시즌 롯데 허리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또한 롯데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에도 두산 출신이 두 명 자리하고 있다. 1996년 두산의 전신인 OB에서 데뷔했던 최기문은 1998년 차명주와 트레이드 돼 롯데 유니폼을 입는다. 이는 롯데와 두산 양 팀간의 첫 트레이드였다. 이후 2000년대 초중반 롯데 암흑기시절 주전포수로 뛰었던 최기문은 2009년을 끝으로 은퇴, 올 시즌은 롯데 1군 배터리코치로 일하고 있다. 또한 2004년까지 롯데에서 뛰다 윤재국과 트레이드 돼 두산으로 팀을 옮겼던 김만윤은 올 시즌부터 원정 전력분석원으로 롯데에서 일한다.
두산에는 롯데 출신 선수들이 좀 더 많다. 올 시즌 두산 주장을 맡은 외야수 임재철은 1999년 롯데의 2차 3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2년 삼성, 2003년 한화 등 두 구단을 거친 그는 2004년 차명주와 트레이드 돼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또한 앞서 밝힌 최준석·오장훈·이원석 등도 모두 롯데 출신이다. 여기에 두산은 지난해 말 롯데에서 방출됐던 좌완 김이슬을 신고선수로 영입, 왼쪽 불펜 강화를 꾀했다.
이처럼 양 팀 출신 선수는 많지만 두 구단이 큰 인연을 가진 건 아니다. 두 팀 모두 원년부터 리그에 참여했음에도 한국시리즈서 만난 건 1995년 단 한 번뿐이다. 2009년과 2010년엔 2년 연속으로 준플레이오프서 만나 모두 두산이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두 팀간의 첫 공식 트레이드가 1998년(최기문↔차명주)에야 처음 나올 정도였고 이후 공식 트레이드는 2004년 윤재국↔김만윤과 2006년 최경환·이승준↔최준석·김영수가 전부였다.
이에 롯데 구단 관계자는 "특별히 의미를 두고 생각해 보진 않았는데 따져보니 정말 두 팀이 뭔가 인연이 있는 것 같다"면서 "선수 트레이드는 결국 운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마침 롯데도 두산 출신 선수로 재미를 봤고, 두산도 마찬가지다. 그런 좋은 기억들이 알게 모르게 선수 이동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닌가"라는 답변을 내 놓았다. 올 시즌 두산 출신 롯데 선수, 롯데 출신 두산 선수의 활약을 비교해 가며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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