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4월 청주구장 변수 어떻게 작용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3.20 08: 48

승부처로 삼은 4월. 청주구장 변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렸다.
한화는 홈구장 대전구장이 리모델링 공사에 한창이라 4월 한 달간 제2의 홈구장 청주구장에서 경기를 치른다. 4월 12경기가 예정돼 있다. 4월 전체 20경기 중 절반이 넘는 경기를 청주구장에서 치르게 된 것이다. 4월을 승부 시기로 삼은 한화로서는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투수들에게는 부담 작용

지난 16일 한화-넥센의 연습경기. 2회초 넥센 지석훈의 타구가 중견수 쪽으로 깊숙히 떴다.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됐지만, 펜스 바로 앞까지 날아간 타구에 류현진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청주구장이기에 자주 볼 수 있는 장면. 류현진은 "우리팀 투수들 모두 4월에 평균자책점 관리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청주구장이기 때문에 부담은 아니라도 신경은 쓰인다"고 말했다. 물론 류현진은 청주 통산 9이닝다 홈런이 0.63개 불과하다.
청주구장은 홈에서 좌우 펜스까지 거리는 100m이지만 중앙 펜스까지 거리는 110m에 불과하다. 타원형이 아닌 일직선에 가까워 가운데는 물론이고 좌우중간으로 큰 타구가 뜬다면 담장을 넘어가기 쉽다. 투수들로서는 부담을 안 가질 수 없는 조건. 실제로 지난해 청주구장 5경기에서 홈런이 13개나 터졌다. 작년 피홈런 1위(안승민)·3위(김혁민)·5위(양훈) 투수가 있는 한화로서는 조심스럽다. 박찬호 역시 피홈런 허용이 많은 투수다.
▲ 타자들 홈런, 쉽지만은 않다
반대로 타자들은 어떠할까. 김태균은 "청주구장이라고 해서 홈런 치기 쉬운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16일 연습경기에서 넥센 이택근은 3회 류현진으로부터 우측 펜스를 직접 맞히는 2루타를 터뜨렸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다른 구장이었으면 홈런"이라고 했다. 청구구장은 중앙 펜스가 110m로 가장 짧지만 좌우펜스 거리는 100m로 잠실구장과 함께 가장 길다. 좌측이나 우측으로는 청주구장 프리미엄이 없다.
현역 시절부터 청주구장에 익숙한 한화 강석천 타격코치는 "청주구장이라고 타자들에게 유리한건 아니지만 외야 그라운드가 내야보다 아래로 들어가 있어 타구가 잘 날아가는 느낌을 준다"고 했다. 이는 심리적으로 힘이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김태균은 "청주구장이 작다고 의식해서 힘이 들어가면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은 구장이라고 큰 것 의식하다 자칫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질 위험이 있다. 조절을 잘해야 한다.
▲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
경기 외적으로도 어려움이 있다. 출퇴근이 아니라 청주 숙소에서 묵기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다. 실제로 전신 빙그레 시절이었던 1993년에도 6월2일 대전 경기 중 강풍으로 조명탑이 휘는 바람에 3달간 청주구장에서 34경기를 치렀는데 13승19패2무로 고전했다. 물론 중심타자 장종훈의 부상으로 정상 전력이 아니었지만, 효과적인 컨디션 관리도 필수적 요소다.
아울러 경기장 상태도 좋지 않다. 중고교야구·사회인야구 등으로 1년간 300일 넘게 개방돼 있는 구장이라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못하다. 잔디가 죽을 대로 죽었다. 3년 만에 돌아온 김태균도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지난 17일 시범경기 개막전이 취소된 것도 비로 인해 그라운드가 진흙탕이 된 탓이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5월 일정을 끝으로 청구구장 그라운드에 최신식 인조잔디 공사를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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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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