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남녀, 흥행 대세커플 바뀌었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3.20 08: 05

3월, 극장가의 '대세 커플'이 바뀐 모습이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의 최민식-하정우 콤비가 2월 비수기를 뜨겁게 달군 이후로 극장가를 주도하는 주인공들은 남-남(男男)이 아닌 남-녀(男女)다.
남-남 커플은 한때 영화의 흥행 키워드가 되기도 할 만큼 유행이었던 설정. 본격 스릴러 열풍을 몰고 온 '추격자'를 필두로 많은 '두 남자 이야기'가 만들어졌고, 영화 '의형제' '완득이' 같은 선후배(송강호-강동원, 김윤석-유아인)의 색다른 조합이 신선함을 더하기도 했다. 앞으로 등장할 영화 '용의자'와 같은 영화에서도 이 같은 선후배의 새로운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남-녀가 투톱으로 나선 영화들은 최근 눈에 띄는 흥행작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 장르 특성의 문제도 있고, 정재영-전도연이라는 영화계의 두 걸출한 배우들을 쓴 '카운트다운' 같은 영화도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구도에 기분 좋은 변화가 감지된다. 스릴러 장르가 양적으로 줄고 한동안 암흑기라 불렸던 로맨틱코미디나 정통 멜로가 등장해 좋은 성적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해 말부터 예견된 현상이었다. 손예진 이민기가 주연으로 나선 '오싹한 연애'가 300만 돌파를 이뤄낸것에 이어 1월 설 대목 개봉한 황정민 엄정화 주연 '댄싱퀸'은 강력한 뒷심으로 400만명을 넘게 모았다. 두 작품모두 '웰메이드'라는 기본이 깔려진 가운데 입소문이 흥행의 톡톡한 몫을 차지했다.
이어 2월 말 개봉, 150만명을 넘게 모은 '러브픽션'은 하정우 공효진, 개봉 당일부터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화차'는 김민희 이선균, 2012년 첫 사극영화의 포문을 연 '가비'는 김소연 박희순 주진모, 22일 개봉을 앞둔 '건축학개론'은 엄태웅-한가인, 이제훈-수지가 극을 이끌어간다. 적어도 3월 극장가 안에서는 남-남 커플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런 현상은 여름 성수기 다수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블록버스터 등장 전까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영화 관계자는 "'건축학개론'이 아직 개봉 전이지만, 평이 좋아 흥행이 잘 된다고 예상했을 때, '댄싱퀸','러브픽션' 등 한동안 약세가 이어졌던 멜로물(로맨틱코미디)의 선전이 눈에 띄는 상반기다. 뿐만 아니라 '화차'의 김민희처럼 남자들의 장르라고 여겨졌던 장르에서 여배우가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했다는 것도 고무될 만한 현상이다. 무엇보다도 여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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