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힐링캠프' 차인표 편이 2주 연속 동시간대 라이벌들을 누르고 시청률 1위를 달렸다. KBS 2TV '안녕하세요'와 MBC '놀러와'는 여러 게스트들을 초대해 승부수를 띄웠지만 1인 게스트 차인표를 이기지 못했다.
단독 게스트를 내세운 토크쇼들이 인기 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힐링캠프'나 KBS 2TV '승승장구'의 진심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어내고 있는 것. 시청자들의 입맛이 10첩 반상보다 단 하나의 맛있는 요리를 찾는 분위기다.
'놀러와'나 '안녕하세요'는 물론 SBS '강심장'과 KBS 2TV '해피투게더3' 등 현존하는 TV 토크쇼들의 대부분이 화려한 게스트 라인업으로 안방을 공략한다. '안녕하세요'의 경우 일반인 출연자들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다른 토크쇼들과 다소 차이를 갖고 있지만 결국 다양한 토크를 무기로 한다는 점에서 그 맥을 같이 한다. 게스트가 많다 보면 자연스레 얘깃거리 볼거리는 늘어날 것이고 다양한 시청층의 입맛을 충족시킬 확률도 커진다. 앞서 열거한 여러 토크쇼들이 노리는 지점이다.

이 와중에 오로지 한 명, 혹은 한 팀의 게스트를 초대해 좀 더 심도있고 진솔한 얘기를 풀어놓는 '힐링캠프'나 '승승장구'가 오히려 시청률 성적 면에서나 안방 평가 면에서나 앞서나가는 이유는 뭘까.
최근 연예인 혹은 유명인, 즉 토크쇼의 게스트로 섭외되는 이들 사이의 달라진 경향은 바로 '진솔 고백'이다. 과거 같았으면 절대로 입 밖으로 꺼내놓지 못할 어려운 개인사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고백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그렇다보니 웃기기보단 눈물샘을 자극하는 얘기들이 많다. 이수근이 무당이었던 어머니와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 병마와 싸우고 있는 아내의 사연을 털어놓거나 차인표가 기부천사가 되기까지 방탕했던(?) 과거사를 자백하는 식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중은 우리와는 너무도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높은 하늘에 매달린 별들의 소소한 일상에 탐닉했다. 연예인도 사람일까. 누구랑 만나 뭘 먹고 연애를 할까 하는 궁금증들이 팽배했다. 이를 만족시키는 것이 바로 토크쇼의 기능과도 같았다.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나 서로를 향한 폭로담이 오갈 때 시청자들은 궁금증과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집단 게스트 형태 토크쇼의 경우, 얘깃거리는 다양하지만 결국 시간 내에 압축 편집될 수밖에 없고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스트들 입장에서도 마음이 바빠진다. 결국 짧은 시간,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발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좀 더 자극적인 홍보성 멘트밖에 할 수 없는 것도 현실. 결국 최근 시청자들의 달라진 기호에는 부합하지 않는 '재미없는' 얘기들만 나온다.
반면 단독 게스트로 승부하는 토크쇼의 경우, '한 사람'을 고스란히 보고 들을 수 있다는 데서 재미와 희열을 준다. 대중에 있어 연예인은 이제 더는 하늘 높이 떠 있는 별도 아니고 사생활이 궁금한 대상이 아니다. 연예인과 대중 사이 거리가 많이 좁혀진 요즘, 대중이 더욱 알고 싶은 것은 '스타 아무개'가 아닌 '사람 아무개'다. 자기 PR, 작품 홍보도 지루하다. 연예인들의 사생활이나 폭로담은 SNS나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 이미 그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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