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튈지 몰라".
경기 전 외국인 좌완 앤디 밴 헤켄(33, 넥센 히어로즈)의 피칭에 대해 김시진(54) 넥센 감독이 고개를 휘저었다. 처음 맞는 투수라 알 수 없다는 뜻이기도 했지만 기대에 부응하고 있지는 못하다는 의미기도 했다.
지난 13일 SK 와이번스와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던 밴 헤켄의 경기 초반 부진은 오늘도 이어졌다. 밴 헤켄은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서 4이닝 5피안타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밴 헤켄은 1회부터 연타를 맞았다. 선두타자 이용규가 유격수와 3루수 사이로 흘러간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홍재호와 안치홍에게 연속 중전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밴 헤켄은 나지완을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으나 안치홍의 도루로 이어진 2사 2,3루 위기에서 다시 김원섭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1회에 3점을 내줬던 한화전을 그대로 답습했다.
2회에 안정을 찾고 3회까지 여섯 타자를 범타 처리한 밴 헤켄은 4회 1사 후 김원섭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1루수 실책으로 2루까지 허용했다. 이어 김상훈의 중견수 뜬공으로 주자는 2사 3루. 밴 헤켄은 이현곤을 우익수 뜬공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투구수는 78개(스트라이크 51개+볼 27개)로 많은 편이었다.
밴 헤켄은 이날 1회를 제외하면 흠잡기 어려운 피칭을 보였다.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앞세워 타자들을 범타로 막았다. 그러나 두 경기 연속으로 1회 선제점을 대거 허용하며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팀은 5회초 현재 0-3으로 뒤져 있다.
지난 8일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연습경기에서는 3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밴 헤켄이다. 한 번의 호투 후 이어진 부진. 1회 무너졌다가 다시 살아나는 롤러코스터 피칭에 김 감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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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