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꽁꽁’ 묶인 두산, ‘주키치 증후군’ 지속되는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3.20 16: 32

상대 전적 1승 2패 평균자책점 3.19. 그러나 마지막 경기서 난조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상대 외국인 좌완에게 고전했다. 두산 베어스가 2012 시범경기서도 좌완 벤자민 주키치(30. LG 트윈스)에게 묶였다.
두산은 20일 잠실구장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서 빈타에 허덕였다. 두산은 선발로 나선 주키치에게 5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만을 기록하며 꽁꽁 묶이고 말았다. 5회 2사 후 손시헌이 중전 안타를 때려냈을 뿐 이전까지 두산의 출루는 볼넷 두 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주키치는 32경기서 187⅔이닝을 소화하며 10승 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의 호성적으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13승에 빛나던 박현준이 불미스러운 일로 팀을 떠나버리고 짝꿍 레다메스 리즈가 마무리로 이동한 가운데 주키치는 LG 선발진의 희망봉과도 같다.

특히 주키치는 잠실 라이벌 두산전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바 있다. 주키치의 지난 시즌 두산전 성적은 1승 2패 평균자책점 3.19. 그러나 두산과의 시즌 마지막 대결이던 10월 3일 경기서 3⅔이닝 5피안타 6실점(4자책)으로 무너진 것을 빼면 1승 1패 평균자책점 2.45로 투구 내용이 특급에 가깝다.
투구 내용이 좋았을 뿐더러 주키치는 지난해 두산을 상승-하강의 분기점에서 자주 떨어뜨렸던 투수 중 한 명이다. 두산의 수직하강이 시작되었던 지난해 5월 주키치는 4일 6⅔이닝 2실점 호투에 이어 26일에는 9이닝 125구 역투로 1실점 쾌투를 펼친 바 있다. 두 경기서 주키치는 팀의 빈타 속 승리를 얻지 못했으나 긴 팔과 장신의 릴리스포인트로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렸다.
9월에도 주키치는 8일 7⅔이닝 2실점 호투에 이어 14일 6⅔이닝 1실점 선발승을 거둔 바 있다. 실제로 두산은 주키치 등판날이나 등판 이후 연패에 빠져드는 경우가 잦았다. 5월 4일 경기를 5-4로 승리하기는 했으나 이후 3연패를 기록했다. 그리고 주키치가 등판했던 5월 26일 1-2 패배와 함께 두산은 3연패 수렁에 빠졌다.
9월 8일 경기서 2-4로 패한 두산은 곧바로 KIA에 6-3 승리를 거뒀으나 14일 경기서는 7-12로 패한 것을 포함 3연패에 빠졌다. 주키치와 맞붙고 나면 경기력이 뚝 떨어진 데 대해 한 선수는 “워낙 긴 팔에서 일정한 릴리스포인트를 보여주는 데다 커터의 움직임이 좋아 주키치와 맞붙고 나면 정상 페이스로 돌아오기 어렵더라”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주키치를 상대하는 것만이 고충이었던 것이 아니라 제 타격감까지 잃어버리게 만들었다는 증거 중 하나다.
당장 경기만이 아니라 앞으로를 더욱 힘들게 했던 ‘주키치 후유증’은 2011년 두산을 괴롭혔다. 시범경기서도 주키치의 공에 맥을 못 춘 두산 타선. 20일 주키치와 두산 타자들의 만남은 ‘예방주사’가 될 것인가. 아니면 2012시즌에도 주키치의 투구에 후유증을 겪을 것이라는 하나의 암시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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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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