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가 공 잡는 데 뭘 놀라고 그래".
넥센 히어로즈의 베테랑 송지만(39)이 잠시 야구팬들의 심장을 덜컥하게 했다.
송지만은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6회부터 이택근 대신 우익수로 출장했다. 이날 송지만은 1타수 1안타를 기록했으나 팀은 0-3로 패했다.

그러나 이날 송지만의 진가는 따로 있었다. 8회초 김선빈의 타구가 우익수 방향으로 멀리 뻗었다. 이날 꽃샘추위 탓인지 타구가 계속 움직이며 떨어졌다. 송지만은 끝까지 타구를 따라가다 슬라이딩하며 볼을 잡아냈다.
송지만은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40세다. 슬라이딩 후 잠시 일어나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모습은 그를 걱정케 하기 충분했다.
그러나 경기 후 만난 송지만은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슬라이딩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는 말에 "야구선수가 공 잡는 데 뭘 놀랄 일"이냐며 웃었다.
그는 그때 상황에 대해 "잡으려고 쫓아가는데 바람 때문에 공이 너무 멀리 나가서 뛰다가 슬라이딩으로 잡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팀은 이날 0-3으로 패하며 18일 청주 한화전 이후 두 경기 연속 영봉패를 당했다. 그러나 8회초 팀의 최고참 타자가 보여준 끈기와 집중력은 후배들이 끝까지 경기를 포기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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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