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의 드라마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광고 단가가 높은 드라마에 시청률 경쟁을 벌인 것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올해 들어 KBS, MBC, SBS의 드라마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자존심을 버리고 눈치 편성을 하는가 하면 연장 방송으로 시청자들의 리모컨을 조금 더 붙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KBS와 SBS는 시청률 40%를 넘긴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피하기 위해 신작 드라마의 첫 방송 날짜를 연거푸 연기했다. ‘해를 품은 달’이 김도훈 PD의 파업 참여로 인해 마지막 방송이 연기되자 KBS는 종영한 ‘성균관스캔들’, ‘화평공주 체중감량사’를 대체 편성했으며 SBS는 월화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 스페셜을 편성하는 무리수를 뒀다.

이에 따라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는 오는 21일에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동시에 첫 방송을 하는 상황이 됐다. 자존심을 구겼던 KBS 2TV ‘적도의 남자’와 SBS ‘옥탑방 왕세자’가 ‘해를 품은 달’의 후광을 입고 시작하는 MBC ‘더킹 투하츠’와 동시간대에 맞붙는다.
KBS와 SBS가 MBC 인기 드라마를 피해 눈치 편성을 했다면 MBC는 SBS 신작 드라마의 첫 방송에 맞춰 연장 방송을 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는 올초 지상파 방송 3사 드라마 국장이 합의했던 방송시간 72분(광고 포함)을 넘긴 76분가량 방송됐다.
이날은 SBS가 새 드라마 ‘패션왕’을 안방극장에 내놓는 날이었기에 ‘빛과 그림자’의 연장방송은 SBS의 심기를 건드렸다. SBS는 방송 3사간 합의한 방송 시간을 지켜야 한다고 발끈했고 논란이 일자 ‘빛과 그림자’ 제작사 측은 “SBS 측에서 지난 17일 ‘바보엄마’ 첫 방송을 의도적으로 5분 연장 방송하여 77분 방송을 했다”며 “SBS 측이 먼저 합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SBS 드라마국 고위관계자는 20일 오후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SBS 주말극 '바보엄마'가 방송시간이 연장된 것은 의도된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인 사고가 있었다”면서 “약속된 것은 계속 지키자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과열 경쟁을 경계했다.
이처럼 방송사의 간판으로 여겨지는 프라임시간대의 드라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청률에 치중한 나머지 드라마 작품 자체의 질이 떨어질까 우려를 낳고 있다.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