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에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하며 조 3위로 추락했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 스틸러스는 20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2차전 부뇨드코르와 홈 경기서 경기 내내 거센 공세를 펼쳤지만 역습 두 방에 무너져 0-2로 패배했다.
당초 전력이 많이 약화된 부뇨드코르를 잡고 E조 1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던 포항은 이날 패배로 덜미를 잡히며, 1위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와 승점 차가 3점으로 벌어져 조 3위로 떨어졌다.

포항은 초반부터 공격적인 운영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으려 했다. 포항은 지쿠를 원톱으로 내세우고, 신형민과 조찬호 김태수 고무열 황진성으로 중원을 이뤄 부뇨드코르의 골문을 노렸다. 반면 부뇨드코르는 포항의 공격적인 운영을 의식했는지, 수비라인을 내려 수비 후 역습으로 포항의 골문을 노렸다.
포항은 특유의 중원 패스 플레이를 이용해 부뇨드코르의 수비진을 돌파하려 했다. 전반 11분에는 신형민의 긴 패스와 조찬호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고무열의 슈팅, 전반 20분에는 지쿠와 고무열 신형민 정홍연의 콤비네이션 패스 플레이로 조찬호의 문전 슈팅을 이끌었다. 하지만 모든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부뇨드코르의 역습도 매서웠다. 부뇨드코르는 문전에서의 찬스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중거리 슈팅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골을 노렸다. 부뇨드코르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전반 18분에는 주라예프가 중거리 슈팅으로 포항의 가슴을 놀래키더니, 전반 28분에는 기습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후방에서의 침투패스를 받은 투라예프가 아크 정면에서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포항의 골망을 흔들었다.

예상치 못한 실점이었지만 포항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세를 늦추지 않고 거세게 공격했다. 특히 전반 35분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황진성의 크로스를 받은 김원일이 헤딩으로 연결,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포항은 2차 공격상황에서도 골을 노렸지만 희망대로 되지는 않았다.
포항으로서는 공격에서의 변화가 필요했다. 포항은 후반 7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승부수를 띄웠다. 원톱으로서 골을 노리던 지쿠 대신 노병준을 교체 투입시킨 것. 지쿠보다 바른 노병준으로 공격의 템포를 높여 골을 노리겠다는 생각이었다.
노병준의 투입으로 포항은 공격 속도가 한층 더 빨라졌다. 하지만 문전에서의 이렇다 할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부뇨드코르의 타이트한 수비에 슈팅 찬스를 잡지 못한 것. 후반 28분 조찬호의 크로스를 가까운 포스트로 쇄도하던 노병준이 헤딩으로 연결한 것이 전부였다.
포항은 후반 31분 조찬호 대신 박성호를 투입하며 높이로 한 방을 만들려 했다. 그러나 포항의 계획이 실행되기도 전에 부뇨드코르의 한 방이 또 터지고 말았다. 후반 32분 역습 상황에서 무르조예프가 후방 침투 패스를 받아 박스 왼쪽으로 침투, 포항의 골망을 다시 한 번 흔든 것.
남은 시간을 봤을 때 포항으로서는 절망적인 점수 차였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포항은 후반 36분 김태수를 빼고 김찬희를 투입하며 마지막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장신의 박성호와 김찬희를 이용해 부뇨드코르의 밀집수비를 뚫어 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효과가 없었다. 부뇨드코르가 수비라인과 미드필더진의 라인을 한층 더 내려 수비를 두텁게 했기 때문. 문전에서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한 포항은 결국 0-2라는 완패의 결과를 받아 들여야 했다.
한편 같은 조의 애들레이드와 감바 오사카(일본)의 경기는 홈팀 애들레이드의 2-0 완승으로 끝났고, F조의 울산 현대는 도쿄 원정에서 FC 도쿄를 상대로 극적인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 20일 전적
포항 0 (0-1 0-1) 2 부뇨드코르
애들레이드 2 (2-0 0-0) 0 감바 오사카
도쿄 2 (1-0 1-2) 2 울산
▲ 포항스틸야드 득점
전28 투라예프 후32 무르조예프(이상 부뇨드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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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