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피칭!"
류현진 양훈 등 지나가는 선배들마다 "나이스 피칭"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고참 박찬호도 "잘했어"라는 격려과 함께 장난을 쳤다. 지난 20일 롯데와의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른 신인 우완 투수 최우석(19)을 향한 칭찬 릴레이였다.
한화 신인 최우석이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최우석은 프로 공식 데뷔전이었던 20일 롯데전에서 3회 구원등판, 2이닝을 탈삼진 하나 포함 무실점 퍼펙트로 깔끔하게 막았다. 총 투구수는 22개밖에 되지 않았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2km가 나왔다. 직구(13개) 슬라이더(8개) 커브(1개)를 적절히 섞어 던졌다.

최우석은 미국과 일본에서 치러진 연습경기에서도 8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3.86으로 호투했다. 11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 9개에 볼넷은 2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안정된 컨트롤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피칭을 펼쳤다. 한대화 감독도 "고교 졸업생치곤 잘 던진다"며 그에 대한 칭찬을 마다하지 않았다.
최우석이 화제가 된 건 이날 호투 때문만은 아니다. 이른바 '스위치피처'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아직 우리나라에 없는 최초의 스위치피처를 야구 인생의 목표로 잡았다. 그는 "지금 당장 스위치 피처를 하겠다는 게 아니다. 아직 신인인 만큼 오른손으로 던지며 1군에 붙어있는 게 목표다. 스위치피처는 나의 꿈과 목표"라며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나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최우석은 "지금도 계속 왼팔로 훈련하고 있다. 2~3년 후라면 실전 경기는 몰라도 어느 정도 왼손으로도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최초의 스위치피처를 위해 지금도 최우석은 왼팔을 단련하고 있다.
장충고 출신으로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지명된 최우석은 태어날 때부터 왼손잡이였다. 투수를 할 때에는 왼손으로 던졌고, 유격수로 뛸 때에는 또 오른손으로 던졌다. 이수중 3학년 때 어깨 부상을 입었고, 장충고 진학 이후 지금까지 오른손으로만 던지고 있다. 밥 먹을 때나 글씨를 쓰는 등 일상 생활은 지금도 왼손으로한다. 왼손으로 던지는 감각은 충분하다.
하지만 '스위치피처' 꿈은 잠시 접어둔다. 일단 1군에 자리를 잡는 게 목표.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결과는 좋았지만 투구내용이 별로다. 볼끝이나 컨트롤이 좋지 않았다. 앞으로 더 나은 피칭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찬 신인답게 "신인이기 때문에 신인왕을 하고 싶다. 중간계투로 나오는 만큼 홀드왕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곁을 지나가던 송신영도 특유의 무심한 표정으로 "그래, 네가 홀드왕 해"라며 한마디 던졌다. 최우석은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희망 찬 미래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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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