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았고 욕심도 많았다."
'극단적인 잠수함' 투수 박종훈(21, SK)이 다시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고 있다.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앞서 만난 박종훈은 멋쩍은 웃음부터 지었다. 이틀 전인 18일 KIA와의 시범경기 결과 때문이었다.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박종훈이었다. '5회까지 책임을 지라'는 지시를 받은 터. 하지만 박종훈은 2⅓이닝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말았다.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으로 4실점(3자책)한 뒤 임치영과 교체된 것이다.
첫 시범경기. 유력한 선발 투수 후보 중 한 명인 만큼 박종훈에게는 중요한 관문이었다. 그러나 1회는 무실점으로 넘겼으나 2회에만 볼넷 2개와 3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3회도 선두타자 김선빈에게 볼넷을 기록했다. 수비 실책이 겹쳤지만 제구력 난조가 컸다.
이만수 감독은 "박종훈이 어려서 기복이 심하다. 혹시 주눅이 들까 직접 이야기 하지는 않았다"면서 "대신 전체 투수들을 모아놓고 '1군에 들기 위해서는 제구가 우선이다. 또 과감하게 승부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만수 감독은 미국과 일본 스프링캠프를 통틀어 박종훈을 MVP로 뽑았다. 그러면서 "투수 중에는 박종훈을 26명 엔트리에 무조건 집어넣겠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첫 시범경기에서 부진하자 "박종훈도 아직 장담할 수 없다"며 이를 철회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생각도 많았지만 욕심도 많았다"고 아쉬운 표정을 지은 박종훈은 "1회를 무실점으로 끝내고 욕심이 생겼다. 더 잘하려고 하다보니 힘이 들어갔다"면서 "직구 컨트롤이 좋아서 삼진을 잡으려는 욕심이 커지는 바람에 결과가 좋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박종훈은 "다음 등판은 꼭 기대해달라"면서 "감독님 말씀대로 자신있게 던져서 실수가 없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SK 코칭스태프는 박종훈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크다. 좌완 김태훈과 함께 꼭 5인 선발체제에 들어와주길 바라고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박종훈이다. 그런 만큼 주위로부터의 부담감을 박종훈이 어떻게 견뎌내느냐가 중요할 전망이다. 박종훈의 다음 선발 등판일은 23일 잠실 LG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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