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청주 홈 관중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시범경기 첫 등판을 가졌다. 의미있는 첫 등판이었지만 결과는 아쉬움이 남았다.
박찬호는 21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3⅓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 직구(37개)를 중심으로 슬라이더(18개) 커브(14개) 투심(7개) 체인지업(4개)을 섞어던졌다. 한대화 감독의 예고대로 투구수 80개를 정확하게 채운 박찬호는 4회 1사부터 두 번째 투수 송창식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1회초 1번타자 김주찬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솎아낸 박찬호는 그러나 2번 조성환에게 바깥쪽 높은 공을 던지다 우중간 안타를 허용하며 첫 안타를 맞았다. 이어 3번 전준우와도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으나 우전 안타 맞고 1사 1·2루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홍성흔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2사 1·3루 상황을 맞이한 박찬호는 강민호 타석에서 2구째 131km 체인지업이 원바운드로 폭투가 되고 말았다. 그 사이 3루 주자 조성환이 홈을 밟으며 첫 실점을 허용했다. 이어 강민호에게 3루수-유격수 사이를 가르는 좌전 적시타를 맞고 2실점째를 줬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 박찬호는 박종윤에게 2루수 쪽 깊숙한 타구를 맞았다. 2루수 한상훈이 몸을 내던져 공을 건졌으나 1루 송구가 1루수 정원석의 미트를 빗나가는 바람에 2사 1·3루 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박찬호는 손용석 타석에서 박종윤이 2루 도루를 시도하는 사이 홈을 노린 강민호를 직접 협살을 통해 태그 아웃시키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폭투와 실책이 겹치며 1회에만 36개의 공을 던진 박찬호는 2회부터 안정감을 찾았다. 손용석을 2루 땅볼로 잡은 뒤 신본기를 각도 큰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 잡으며 첫 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승화에게 볼넷을 줬지만 김주찬을 3루 땅볼로 솎아내며 2회를 실점없이 마쳤다. 1회보다 제구가 낮게 되며 땅볼을 잘 유도했다.
3회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첫 타자 조성환을 중견수 뜬공, 전준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어 4번 홍성흔과 정면 승부했다. 풀카운트에서 6~7구가 모두 파울로 연결됐지만, 마지막 8구째 바깥쪽 낮게 들어가는 직구로 스탠딩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4회에도 선두타자 강민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박찬호는 박종윤을 깨끗한 우전 안타로 출루시켰다. 이어 대타로 나온 황재균에게 123km 한가운데 커브를 던지다 좌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가는 비거리 110m 투런 홈런을 맞았다. 한국 무대 첫 피홈런. 홈런을 맞은 후 박찬호는 송창식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청주 관중들은 마운드를 내려가는 박찬호를 향해 뜨거운 박수 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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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