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만큼 성숙해진 ‘닥꽃밴’, 안녕!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2.03.21 15: 11

tvN 월화드라마 ‘닥치고 꽃미남 밴드’(극본 서윤희, 연출 이권)가 종영했다. 혈기 왕성한 청춘들의 성장기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20일 방송된 ‘닥치고 꽃미남 밴드’ 16회는 방황을 끝내고 제 자리로 돌아간 안구정화의 멤버 지혁(성준), 하진(유민규), 현수(엘), 도일(현재), 경종(민석)의 모습이 담겼다. 지혁은 음악에 전념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 뒀고 하진은 가수가 아닌 배우로 새 출발을 다짐했다. 공부에 늦바람이 난 도일은 수학 문제를 풀 때의 쾌감을 알게 됐고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경종은 도일을 보며 대학 진학을 고려했다. 현수는 솔로 활동을 하며 인기가도를 달렸다. 록밴드 안구정화로 갑작스러운 인기를 맛 봤고 이로 인해 분열을 겪은 5명은 한바탕 소란을 치른 후 더 견고해진 우정을 자랑했다.
지난 1월 첫 방송된 ‘닥치고 꽃미남 밴드’는 배우 이민기의 특별 출연으로 먼저 화제를 모았다. 진한 아이라인을 그리고 록을 사랑하는 병희로 분한 이민기는 2회 만에 퇴장했으나 흔적은 드라마 곳곳에 남았다. 연기 경험이 전무하다고 볼 수 있는 신인 배우들이 모였기 때문에 이민기가 없는 ‘닥치고 꽃미남 밴드’가 얼마나 힘을 발휘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출연 배우들 스스로 인정하듯 이들의 연기력은 완성도를 논할 만큼의 경지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순수하게 캐릭터를 전달할 수 있었다. 악기를 다룰 줄 몰랐던 배우들이 주제가 ‘무단횡단’만큼은 능숙하게 연주할 수 있게 됐다는 점과 극 후반으로 향할수록 감정신에 자연스럽게 몰입했다는 점은 그간의 노력을 방증했다.
‘닥치고 꽃미남 밴드’ 제작진은 결말을 두고 고심했다. 조금은 특별한 성장드라마를 탄생시키기 위해 새드엔딩도 염두에 둔 상황이었다. 인생의 성장통이 늘 아름다울 수만은 없지만 그렇다고 힘들고 아프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의도하고 있었다. 음악에 죽고 음악에 살겠다던 안구정화의 멤버 중 지혁만이 홀로 음악의 길을 선택한 것은 다른 멤버들이 인생의 첫 도전에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공부, 사업, 배우, 연예인 등 새로운 길을 걷는 계기가 되었다는 데에 의의가 있었다.
성준과 수아, 현수와 예림, 도일과 우경의 러브라인이 있었지만 ‘닥치고 꽃미남 밴드’는 러브라인에 압도되지 않는 성장 드라마로 중심을 지켰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을 끝내고 어른이 될 채비를 마친 ‘닥치고 꽃미남 밴드’이기 때문에 어른이 되어 마주하는 장애물들은 웃으며 ‘안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4월 2일부터는 ‘꽃미남 라면가게’, ‘닥치고 꽃미남 밴드’ 등 10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왔던 tvN이 30대 커리어우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직장인들의 애환을 어루만질 예정이다. 배우 강혜정, 이규한 주연의 ‘결혼의 꼼수’가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11시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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