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맞아야 상대를 알 수 있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긍정적인 희망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이 시기 충분히 연구하고, 공부하겠다는 자세를 내비쳤다. 아직 시즌 개막까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초조하거나 불안한 기색은 없었다.
박찬호는 21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3⅓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했다. 4회 황재균에게 투런 홈런을 맞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투구수는 80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가 나왔다. 하지만 청주 팬들은 첫 홈경기 등판을 가진 박찬호에게 박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투구를 마친 후 박찬호는 "새롭고 좋은 경험을 했다. 경기를 할 때마다 새롭다"며 "청주구장은 고교 2학년 때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기억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때의 기억들이 잘 나지 않는다"는 말로 웃어보였다.
이날 피칭에 대해 박찬호는 "SK전보다 몸쪽 승부를 많이 했는데 타자들의 스타일이 달랐다. 스윙을 유도하는 공을 많이 던졌는데 타자들의 선구안이 좋았다. 방망이도 쉽게 나가지 않고, 선구안이 좋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롯데 타자들은 무려 10차례나 투스트라이크 이후 파울 커트로 박찬호를 끈질기게 괴롭혔다.
4회 1사 1루에서 황재균에게 맞은 비거리 110m 좌월 투런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땅볼을 유도하려고 했는데 커브가 딱 치기 좋게 높게 들어갔다. 타자가 잘 쳤다"고 설명한 뒤 "오늘 맞은 안타 대부분이 실투였다. 계속해서 실투가 나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기간 동안 많이 맞아야 상대를 알 수 있다. 아직 훈련기간이고 결과가 크게 중요치 않다"며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디테일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기다. 너무 많이 맞으면 슬럼프가 길어질 수도 있으니 오히려 단순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다양한 경험을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경기 등판에 대해서는 "투수코치님과 상의해 투구수 100개 정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박찬호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 적응기가 될 수도 있다. 새로운 것보다는 얼마나 편하게 마음가짐을 갖고 피칭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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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