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생각이 난다."
여전히 상기된 얼굴. 비록 시범경기였지만 인상적이었다. SK 내야수 안정광(23)이 '끝판대장' 오승환(30, 삼성)에게 역전 투런아치를 뽑아내 화제를 모았다.
안정광은 2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2-2로 팽팽하던 7회 좌측 폴대 하단을 맞히는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6회 최정 대신 3루수로 이날 경기에 나온 안정광은 이날 4-2 역전승의 주인공을 떠나 삼성 오승환으로부터 홈런을 뽑아낸 타자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안정광은 2사 2루 볼카운트 2-2에서 몸쪽으로 파고든 직구(142km)를 잡아당겨 왼쪽 폴대 하단을 정확하게 맞혔다.
오승환은 국내 최고 마무리 투수다. 두 번이나 한 시즌 프로야구 역대 최고 기록인 47세이브(2006년, 2011년)를 올렸다. 더구나 54경기에 나와 47세이브를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0.63에 불과했다. 실점이 단 4점에 불과했다. 한 경기 2실점 이상을 한 적이 없을 정도다.
안정광이 때린 홈런은 오승환에게는 작년 5월 20일 대구 두산전에서 손시헌 이후 첫 피홈런이다. 한 경기에서 2점 이상을 주거나 투런포를 맞은 것도 2010년 4월 22일 한화전에서 이대수에게 맞은 이후 2년만이다.
제물포고-제주산업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0년 입단한 안정광은 경기 후 "시범경기지만 오승환 선수에게 홈런을 기록해서 기분이 좋고 팀이 승리해서 더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안타를 노리고 짧은 스윙으로 맞는 순간 홈런이 될 줄은 몰랐다. 덕아웃에서 너무 흥분돼서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면서 "항상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이 생각난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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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 /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