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좌완풍족’ LG · ‘좌완빈곤’ 두산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3.21 16: 44

서울 라이벌 LG와 두산이 좌완투수진으로 인해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LG는 20일 두산과 시범경기에서 주키치·신재웅·류택현·봉중근·이상열·최성훈으로 이뤄진 좌완투수라인을 앞세워 10이닝 비자책점을 기록했다. 반면 이날 두산의 좌완 정대현은 볼넷 4개를 범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두산 왼손투수들은 21일 시범경기에서도 부진했다. 선발투수 이용찬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진야곱은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2볼넷으로 승계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았고 자신도 2점을 내줬다. 진야곱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베테랑 이혜천도 불안한 제구력과 수비력으로 올 시즌 전망을 어둡게 했다. 결국 두산은 경기 중반 4-0 리드를 놓치고 LG와 비겼다.

경기 전 두산 김진욱 감독은 “좌완투수들이 많은 LG가 부럽다”고 가볍게 웃었지만 좌완빈곤이야 말로 올 시즌 두산의 가장 큰 불안요소로 자리할 수 있다. 정대현과 진야곱이 경험부족을 극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고 이혜천도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올지 알 수 없다. 지난 시즌을 기준으로 보면 김창훈 외에는 뚜렷한 좌완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사실 두산은 전신 OB 시절을 포함한 30년 내내 수준급 좌완투수가 드물었다. 윤석환 전 투수코치가 현역시절 구원왕을 차지했지만 토중 선발투수 중에는 순수 선발 두 자릿수 승을 올린 이가 전무하다.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이 난제를 극복하려 하지만 많은 기대 속에 상위 지명된 신인들도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LG는 올 시즌 좌완풍족 현상을 누리고 있다. 토종에이스 봉중근이 빠르게 재활하며 시즌 초 복귀 가능성이 열렸고 부상으로 선수생명 위기에 놓였던 신재웅과 류택현이 1군 마운드를 밟는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까지는 이상열이 불펜진에서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이대로라면 올 시즌은 좌투라인으로만 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LG 조계현 수석코치는 “팀에 좌완투수들이 많으면 불펜 운용이 쉬워진다. 투수를 교체할 때마다 상대 타선에 박자를 맞출 수 있다”고 올 시즌 좌투수라인에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현재 1군에 자리하고 있는 6명의 좌완투수들이 모두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는 없지만 LG가 8개 구단 중 좌완투수가 가장 많은 구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좌완빈곤에 빠진 두산은 어린 선수들을 믿고 육성하여 난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김진욱 감독은 진야곱과 정대현 등 어린 투수들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으며 “이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육성해야할 것 같다”고 꾸준히 말하고 있다. 
2012시즌 개막까지는 16일이 남았다. 좌완풍족 LG와 좌완빈곤 두산이 지금의 모습을 올 시즌 내내 이어갈지, 아니면 또 다른 반전이 일어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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