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까지 맺었으나 팔꿈치 수술 전력으로 인해 계약이 취소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2년이 지나 정식계약을 체결했으나 1군 타석은 5년 만에 처음 나온 기회. 그리고 그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두산 베어스의 신고선수 출신 스위치타자 국해성(23)의 첫 안타는 비록 시범경기였으나 선수 본인이 절로 웃음을 짓기 충분했다.
국해성은 21일 LG와의 시범경기 2연전 두 번째 경기서 6-6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대타로 선두타자 출장해 상대 잠수함 김기표의 3구 째를 당겨 우익선상 2루타로 연결했다. 비록 시범경기였으나 이는 국해성이 입단 5년만에 터뜨린 1군 첫 타석이자 첫 안타였다.
2008년 인천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국해성은 원래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었던 선수다. 김재환(두산)과 함께 인천고 중심타선을 지켰던 국해성은 좌우타석에서 모두 파워배팅을 할 수 있는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컵스의 메디컬테스트 결과 팔꿈치 수술 전력이 발견되어 입단이 취소되었다.

졸지에 갈 곳이 없어졌던 국해성은 결국 두산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입단 2년차이던 2009년 국해성은 2군에서 3할대 중반과 6할대 장타율을 기록하는 거포 유망주로 정식계약까지 성공했고 과거 타이론 우즈의 등번호인 33번도 이어받았다. 그러나 수비력에서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전지훈련 참가조차 하지 못했고 좋아지려는 순간 부상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올해도 국해성은 미국 애리조나-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잔류군에서 비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고교 동기생 김재환이 발목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왼손 대타요원 자리가 비었고 지난 20일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 합류할 수 있었다.
20일 경기서 합류는 했으나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데 만족했던 국해성은 두 번째 경기서 드디어 기회를 얻었다. 볼카운트 1-1에서 날아든 김기표의 싱커를 놓치지 않고 당겨친 국해성은 비공식 시범경기였으나 1군 데뷔 첫 타석에서 첫 안타를 우익선상 2루타로 장식했다.
경기 후 국해성은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좋다"라며 감격을 금치 못했다.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온갖 부상을 이어 겪던 지난 5년이 떠올랐기 때문인지 계속 상기된 표정이었다.
"싱커를 때려낸 것 같아요. 기분이요? 정말 좋지요. 시범경기라고 해도 이 타석 기회가 정말 간절했으니까. 다치지 않고 다음 기회도 잘 살리고 싶습니다". 1군 코칭스태프의 시야에서 오랫동안 벗어나 있던 국해성은 2루타 하나로 존재 가치를 조금이나마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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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