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구리, 이균재 인턴기자] "산 정상이 눈 앞에 보인다. 여기서 정말 죽기살기로 올라가느냐 떨어지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KB스타즈가 21일 구리체육관서 열린 '신세계 이마트 2011-212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4차전 원정 경기서 KDB생명을 상대로 61-58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 지난 2006년 여름리그 이후 6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여자 프로농구 최고참인 정선민(38)은 이날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15득점 5리바운드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3쿼터 중반 부상으로 코트를 빠져나간 뒤 4쿼터에 다시 들어와 6득점을 내리 꽂으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정선민은 경기후 인터뷰서 "참 힘들게 왔다"고 말문을 연 뒤 "처음에 우승후보라는 말도 많았지만 초반부터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제일 속앓이를 한 건 선수들이었다. 마음 먹은 대로 됐으면 좋았겠지만 시즌 내내 롤러코스터 같은 전력을 보여줬다"며 시즌을 치르는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음을 토로했다.
이어 "6년 전 KB에서 챔프전에 진출했다. 그 당시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 챔프전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준우승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승이라는 것도 운이 따라줘야 돼고 다른 모든 것이 맞아 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그 때 우승을 못해서 마음 한 켠에 응어리가 있었다"고 당시 우승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선민은 "트레이드(신한은행→KB)로 인해 이런 염원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 졌다"며 "산 정상이 눈앞에 보인다. 여기서 정말 죽기살기로 올라가느냐 떨어지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후회하지 않게 정말 열심히 해서 팀에 꼭 우승을 안겨주고 싶다"고 우승에 대해 강한 열망을 나타냈다.
상대팀의 '키 플레이어' 하은주에 대해서는 "하은주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쉽게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역시 농구는 키와 덩치가 우선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은주는 드리블이 좋은 선수가 아니라 볼을 잡았을 때 템포 자체가 느리다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정)선화와 같이 협력 수비로 막는다면 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신한은행 선수들은 볼을 잡으면 하은주부터 찾는다. 하은주로 인해 파생되는 찬스를 다른 선수들이 넣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상대팀은 힘이 들 수밖에 없다. 김단비라든가 최윤아가 눈에 보이지 않는 하은주 효과를 잘 사용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하은주가 코트에 있을 때와 없을 때 우리가 얼마만큼 잘 해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다"며 "프로의 세계에서는 결국 이겨야 한다. 코트에서는 '승리'하나만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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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