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코칭스태프, 박찬호에게 무엇을 주문했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3.22 07: 23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시즌 시작 전부터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박찬호는 지난 21일 청주 롯데전에서 시범경기 첫 등판을 가졌다. 결과는 3⅓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 4회 황재균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 투구수는 80개.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가 나왔지만 상대를 압도할 만한 힘은 부족했다. 14일 SK와의 연습경기에서 2⅔이닝 5피안타 1볼넷 4실점 이어 2경기 연속 부진. 한대화 감독과 정민철 투수코치도 마냥 바라만 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 "마음 편하게 던져라"

롯데전 경기가 끝난 후 한대화 감독은 박찬호를 찾았다. 이미 박찬호가 버스를 타고 떠난 뒤. 한 감독이 박찬호에게 특별히 주문하고 싶은 건 마음 가짐이었다. 투수는 이른바 '멘탈' 싸움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박찬호라고 하더라도 첫 한국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 보인다는 게 한 감독의 지적이다.
한 감독은 "너무 잘 던지려고 하니까 힘이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제구가 잘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맞춰 잡아야 하는데 너무 붙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찬호는 삼진 2개를 잡았지만 좌우 코너워크에 신경 쓰는 기색이 역력했다. 실제로 박찬호도 "SK전과는 달리 몸쪽 승부를 하고 직구 로케이션에 집중했다"고 털어놓았다.
한 감독은 "타자 성향을 더 알아야 한다.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던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아직 시범경기 기간이기 때문에 성적에 얽매일 것 없이 상대 타자들을 알아가는 시기로 생각하라는 주문이다. 한 감독의 마음을 알았는지 박찬호도 "이 기간 동안 많이 맞아야 상대를 알 수 있다. 아직 훈련기간이고 결과는 크게 중요치 않다"며 "얼마나 편하게 마음가짐을 갖고 피칭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팔 각도를 높여라"
정민철 투수코치도 박찬호의 부진에 크게 개의치 않은 표정이었다. 정 코치는 "지금은 준비 과정이고, 시범경기이니까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워낙 자기 컨트롤이 좋은 투수다. 이 시기가 여러가지를 시험할 수 있는 때"라고 강조했다. 직구 스피드에 대해서도 "지금은 큰 의미없다. 건강하게 부상없이 몸 상태를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 코치는 "보완해야 할 점은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코치가 말한 보완점이란 바로 팔 각도. 정 코치는 "오늘(롯데전) 같은 경우 찬호의 팔 각도가 낮았다. 오버핸드 투수는 타점이 높은 게 장점인데 그런 장점을 잘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전반적으로 직구의 힘이 떨어진 것도 밑으로 내려간 팔 각도와 연관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팔 각도가 내려가는 게 정상이다. 박찬호도 전성기에 비해 팔이 많이 내려가있다. 그러나 각도가 너무 내려가면 볼끝 힘이 떨어질 뿐더러 변화구의 각도 밋밋하게 된다. 과거에 비해 직구의 힘이 떨어지며 변화구 비중이 높아진 박찬호로서는 반드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정 코치는 "찬호와 함께 영상을 보며 고쳐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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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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