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용-마라냥, 울산의 '빅&스몰급' 옵션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3.22 07: 20

울산 현대의 다양한 공격 옵션이 빛을 내고 있다.
울산은 전통적으로 수비의 팀이다. 특히 지난 시즌이 그랬다. 30경기 29실점으로 경기당 평균 1실점도 되지 않는 짠물 수비로 울산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까지 달성했다. 울산의 강력한 수비는 다른 구단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였다.
반대 되는 약점도 뚜렸했다. 수비 만큼 공격이 따라와주지 못한 것. 30경기 33득점은 리그 하위권이었다. 울산으로서는 시즌이 끝나고 선택할 길은 단 하나였다. 공격진을 대거 보강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울산은 어설프게 보강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화끈한 영입을 했다. 특히 이근호(27)의 영입이 그랬다.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이근호는 기존의 김신욱과 '빅&스몰'을 형성해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이근호의 넓은 활동량과 김신욱의 제공권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 울산을 4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이근호와 김신욱이 울산의 전부는 아니었다. 이는 지난 20일 FC 도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 경기서 나타났다. 울산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으로 도쿄를 압도했다. 하지만 골은 도쿄가 먼저 터트렸다. 울산으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구세주가 있었다. 바로 김승용과 마라냥. 김승용은 후반 36분 0-1로 뒤지던 상황에서 마라냥의 패스를 받아 동점골을 터트렸다. 울산은 2분 뒤 도쿄에 다시 한 골을 내줬지만 마라냥이 후반 44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려 무승부를 기록할 수 있었다.
김승용과 마라냥의 활약에 울산은 힘든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낼 수 있었다. 이근호와 김신욱이 상대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는 속에서 김승용과 마라냥의 골은 단비와 같았다.
사실 김승용과 마라냥은 이근호와 김신욱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로 김승용과 마라냥이 이근호와 김신욱에 더불어 울산의 두 축이 된 것은 틀림없다. 김승용은 매 경기 선발로 출전, 울산의 왼쪽 측면 공격을 책임지고 있고, 마라냥은 K리그 적응을 이유로 교체로 투입되지만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기대에 충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승용은 이날 득점으로 K리그 복귀골을 신고했다. 언제 골이 터질지 기다리던 부담감을 털게 됐다. 김승용의 활약은 예고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지난 시즌 감바 오사카서 뛴 김승용은 각종 대회서 6골을 신고했다. 득점력뿐만이 아니다. 김승용은 빠른 발과 날카로운 킥으로 문전으로 침투하는 이근호와 김신욱에게 좋은 패스를 넣어주고 있다.
마라냥은 앞 날이 기대된다. 마라냥은 지난 시즌 도쿄 베르디서 9골에 그쳤지만 2009년에는 19골(방포레 고후)을 기록할 정도로 득점력을 갖춘 선수. 다년간의 일본 생활로 아시아권 문화에 익숙하다. 이미 한국 생활도 적응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
김호곤 울산 감독은 마라냥의 투입 시간을 늘려가며 적응력을 갖추게 하겠다고 했지만 2번의 투입 상황에서 모두 골을 기록하며 이미 눈도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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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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