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극 대전에 나선 KBS 2TV '적도의 남자'(이하 적도)가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21일 나란히 시작한 지상파 3사의 수목극들 중 가장 저조한 시청률을 나타낸 것.
22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1일 방송된 '적도'는 전국기준 7.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더 킹 투 하츠'(이하 더킹, 16.2%)와 SBS '옥탑방 왕세자'(이하 옥세자, 9.8%)에 밀린 꼴찌 성적.
제작사인 팬 엔터테인먼트는 불과 한주 사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지난 주 MBC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이 국민적인 인기를 구가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린 것과 반해 '적도'가 곧바로 꼴찌 굴욕을 당한 것. 팬 엔터테인먼트는 '해품달'에 이어 '적도'를 연달아 제작하며 흥행 릴레이를 기대했던 참이다.

제작사는 '해품달'이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면서 연장 요청이 쇄도했을 때도 '적도의 남자' 흥행에 누가 될까 우려해 연장을 포기했다는 얘기들이 파다했다. 만약 '해품달'이 연장을 했다면 '적도의 남자'와 맞붙는 대진표였기 때문이다. '해품달'이나 '적도의 남자'나 한 배 아파 낳은 자식인 건 마찬가지. '해품달' 연장 대신 '적도'의 건승을 기원하며 연속 히트를 노렸지만 일단 스타트가 좋지 않다.
특히 '적도'는 나란히 시작한 '더킹'이나 '옥세자'와 달리 초반 4회까지가 아역 분량. '해품달'의 경우 아역 분량이 성인 분량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며 초반 흥행에 기여했지만 '적도'에 대한 반응은 전혀 다르게 나타나 버렸다. 하지원-이승기로 무장한 '더킹'이나 박유천-한지민을 내세운 '옥세자'가 워낙 쟁쟁한 인기스타들 덕을 본 셈이다. 내로라하는 이들을 상대하기엔 이현우 임시완 등 아역 배우들의 존재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아무리 아역들의 연기가 대체적으로 훌륭했다고 해도.
한주 사이 희비쌍곡선에 놓인 이 드라마들의 운명이 참 얄궂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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