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희선 인턴기자] '골 넣는 수비수' 토마스 베르마엘렌(27, 벨기에)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해결사 본능을 과시했다.
베르마엘렌은 22일(한국시간) 새벽 리버풀 구디슨파크서 열린 '2011-201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에버튼과 경기서 전반 8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베르마엘렌은 "팀을 위해 (반 페르시가 아닌)다른 선수들도 골을 넣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득점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2경기 연속 결승골을 기록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하지만 더 즐거운 것은 최근 팀이 보여주고 있는 정신력이다. 우리가 이길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나 마찬가지다"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올 시즌 아스날은 누가 뭐래도 로빈 반 페르시의 원맨팀이었다. 아스날로 이적한 후 부상 없이 맞이하는 첫 번째 시즌일 정도로 잔 부상에 시달려왔던 반 페르시의 '쌩쌩한' 몸상태는 시즌 중반 부진에 시달리며 미끄러지던 아스날을 구원하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하지만 득점원이 반 페르시에 국한되는 것은 아스날의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했다. 제 아무리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반 페르시라도 끈질기게 따라붙는 수비수들을 제치고 매 경기 골을 터뜨리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다. 따라서 반 페르시를 꽁꽁 묶을 수만 있다면 아스날의 득점을 봉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스날은 26골로 팀 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반 페르시 외에 뚜렷한 득점 자원이 없다. 팀에서 두 번째로 골을 많이 넣은 선수는 시오 월콧이지만 겨우 5골에 머물고 있다. 미켈 아르테타와 제르비뉴가 4골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득점 불균형 현상이 심각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이런 점에 있어서 아르센 웽거 감독은 부상으로 한동안 출전하지 못했던 베르마엘렌의 복귀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주전 수비수가 줄줄이 부상으로 실려나가며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냈던 아스날은 부주장이자 수비의 핵심인 베르마엘렌의 복귀로 한숨 돌리게 됐다. 더구나 베르마엘렌의 가세는 반 페르시에 집중되던 골잡이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희망적이다.
팀의 경기력이 침체된 상황에서 예상 외의 선수가 결정적일 때 한 골 터뜨려준다면 팀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다. 수비수의 골이 1골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베르마엘렌은 아스날 이적 후 첫 시즌인 2009-2010 시즌 33경기에 출장해서 7골 1도움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역시 20경기 출장 5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베르마엘렌이 과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아스날의 '뒷심'을 계속 책임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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