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인턴기자] 한국 아이돌 역사상 14년 그룹을 지속한 전례는 없었다. 지금부터 아이돌계를 넘어 한국 가요계에 전무후무한 지표를 남긴 그룹 신화의 1집부터 9집까지, 14년 활동을 연대기별로 짚어본다.
1998년. 1집 '해결사'
신화는 1집 '해결사'로 데뷔했다. 1996년 곡 '전사의 후예'로 데뷔 후, '캔디', '늑대와 양', '위 아 더 퓨처(We Are The Future)', '행복'까지 연달아 히트시키며 그룹 이름처럼 10대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H.O.T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만든 SM의 비밀병기라는 속설이 있을 만큼 그들의 등장은 화려했다.

하지만 가요계는 H.O.T와 젝스키스로 양분화된 상태였다. 이미 H.O.T와 젝스키스의 반항아 이미지에 심취해있던 10대 팬들은 같은 반항아 콘셉트의 신화를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다. 반항아 콘셉트으로 시작해 후속곡으로 반전매력을 꾀하는 SM의 전략에 이미 도가 튼 10대들은 신화의 후속곡 '으쌰 으쌰'마저 그저 그렇게 넘기는 듯 했다.
1999년. 2집 'T.O.P.'
신화의 역습은 2집 'T.O.P.'로 시작됐다. 신화를 아이돌 그룹으로 우뚝 서게 해준 고마운 앨범이다. 말끔한 정장차림에 물이 잘박잘박한 무대바닥을 차며 딱 떨어지는 군무를 선보이는 신화에게 10대들은 서서히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소녀 팬들은 후속곡 '요(Yo)' 뮤직비디오에서 각목을 들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말썽쟁이 고등학생으로 분한 이민우의 모습에 열광했고, 신화는 드디어 H.O.T와 쌍벽을 이루는 10대들의 우상이 됐다.
2000년. 3집 '온리 원(Only One)'
3집 '온리 원(Only One)'은 명불허전이었다. 2집 'T.O.P.'로 최정상 아이돌이 된 신화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꽃미남'에서 '근육남'이 되어 돌아온 김동완을 앞세워 “쉬즈 온리 원(She’s only one), 그댈 차지하고 싶어”라고 노래하는 여섯 남자는 소위 요즘 대세인 '짐승돌'의 시초라 할 수 있다.
당시 젝스키스는 이른바 모범생의 상징, 떡볶이코트를 입고 “오 러브(Oh, Love), 너를 사랑해”라며 귀여움으로 노선을 변경해 활동하고 있었고, H.O.T의 강타는 5집 '아웃사이드 캐슬(Outside Castle)'에서 상의를 탈의한 재킷 사진을 선보였지만 '온리 원' 뮤직비디오에서 전 멤버가 상의를 탈의한 신화의 야성미는 훨씬 더 강력했다.
2000년에는 그룹 god가 MBC '목표달성 토요일-god의 육아일기(이하 육아일기)'로 국민그룹으로 떠올랐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한 god는 신화와는 다른 매력으로 소녀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2001년. 4집 '헤이 컴 온(Hey Come On)'
4집 '헤이 컴 온(Hey Come On)' 당시 신화는 5인 체제로 활동했다. 앤디가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팀에서 잠시 빠진 것. 앤디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다섯 멤버가 묵묵히 제 몫을 다한 신화는 후속곡 '와일드 아이즈(Wild Eyes)'에서 후대에 전설이 될 의자 안무를 선보이기에 이른다. 성격은 약간 다르지만 이들의 의자춤은 이후 손담비, 씨스타, 쇼콜라 등 여가수들이 분석, 응용하는 '의자춤의 바이블'로 남았다.
2001년. 약속이나 한 듯 H.O.T.와 젝스키스는 나란히 해체 수순을 밟았지만 신화는 4집 활동에서 잠시 빠졌던 앤디가 복귀를 준비하며 다시 6인조로 재정비했고, 여전히 건재했다.

2002년. 5집 '퍼펙트 맨(Perfect Man)' & 6집 '너의 결혼식'
팬들에게 2002년 5집 '퍼펙트 맨(Perfect Man)'은 2,3,4집으로 정점을 찍은 신화의 위치를 유지, 보수한 앨범으로 기억될지 모른다. 원더걸스 '노바디(Nobody)'의 원조 격인 스탠딩 마이크 퍼포먼스를 선보여 '역시 신화'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댄스가수 신화는 2002년 6집 타이틀곡으로 팝 발라드 색채가 강한 '너의 결혼식'을 택하는 모험을 했다.
2004년. 7집 '브랜드 뉴(Brand New)'
SM을 떠나 처음 내놓는 앨범이었기에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자신들을 발굴하고 키워준 SM이지만, '이래서 나왔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강력한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었고, 신화는 이걸 해냈다. 처음으로 연말 가요 시상식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신화는 대형기획사 SM의 후광이 아닌, 오로지 실력으로 인정받았다. 여타 아이돌 가수들이 인기를 등에 업고 데뷔 초 가요대상을 수상하는 것과는 아예 경우가 달랐다. 신화는 대상 수상까지 6년이 걸렸지만 꾸준했고, 그들의 서러웠다면 서러웠을 6년의 시간을 아는 팬들은 감동했다.
2006년-2008년. 8집 '스테이트 오브 디 아트(State Of The Art)' & 9집 '신화(Shinhwa) 9th'
2006년 8집 타이틀곡 '원스 인 어 라이프 타임(Once in a life time)'으로 발라드 활동을 했다. 2008년에는 9집 '신화 9th'의 댄스곡 '런(Run)'으로 컴백했으나 두 앨범 모두 전 앨범과 비교해 방송활동이 많지는 않았다.
2012년. 10집 '더 리턴(THE RETURN)'
10집 앨범 '더 리턴'은 반나절만에 한정판 3만장이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4년 만에 내놓는 앨범인만큼 신화 멤버들이 모두 프로듀싱에 참여했고, 이에 윤일상 작곡가, 김도현 작곡가, 정재윤, 아지아틱스의 도움이 더해져 앨범의 완성도는 높아졌다.
신화의 한 관계자는 “이번 10집 타이틀곡 ‘비너스’는 상당히 빠르고 몽환적인 분위기”라면서 “강도 높은 안무로 지난 2004년 '브랜드 뉴' 시절의 퍼포먼스를 연상케 할 것”이라고 귀띔한 바 있다. 데뷔 14년 차 그룹의 컴백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nayou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