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한지민이었다. SBS 수목극 '옥탑방 왕세자'(이하 왕세자)의 한지민이 안정된 팔색조 연기로 시청자의 호평을 자아냈다. 그는 원래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더 성장했다. 그리고 남성팬들을 홀렸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옥탑방'에서는 과거에서 현세로 넘어온 이각(박유천 분)과 그의 충신 3인방(이민호, 정석원, 최우식)의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이날 박하(한지민 분)는 이각 무리가 300년의 세월을 넘어 자신의 옥탑방으로 온 것을 보고 기겁, 프라이팬을 들고 이들을 위협하며 시작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박하와 대립했던 이각은 서울의 풍경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져 "도대체 저 불빛들은 무엇이냐"고 묻자 박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당신들 미쳤어?", "까불지 마. 내가 소리 지르면 경비아저씨 다 올라와"며 겉모습과 달리 털털하고 터프한 모습도 선보였다.

갑작스럽게 현세로 오게 된 이각은 박하에게 "궁으로 돌아가는 길을 밝히면 너를 용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박하는 이들을 자신의 1톤 트럭에 태우고 서울 거리를 질주했다. 박하는 당연하다는 듯이 이각에게 "경복궁으로 가면 되죠?"라고 묻지만, 이각은 "창덕궁으로 가지 못 할까"며 호통을 쳤다. 이들을 창덕궁 돈화문에 앞에 내려준 박하는 "청년들 이제 됐으니깐 이제 그만하고 집에 가자. 살다 보면 힘든 일 많아. 열심히 살자 청년들아. 파이팅"이라며 자리를 떴다.
박하는 경찰에 연행됐던 이각 무리가 자신을 찾아오자, 곤란한 마음에 "모르는 사람이다"고 잡아떼지만, 결국 이들을 떠맡게 되고 이들을 위해 능숙한 요리솜씨로 오므라이스를 준비했다. "임금과 어떻게 겸상을 하느냐. 게다리 소반을 내오너라"는 송만보(이민호 분)의 말에 "게다리소반 없소"라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하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이각 무리가 한바탕 소동을 일으켜 집 안에 불을 내고 자리를 뜨는 이들에게 박하는 "높고 귀하신 양반이라면서 집 안을 풍비박산 내놓고 내빼시나? 말해 보라"고 호통치며 집안 정리를 명령했지만, 엉망진창이 된 이들의 옷을 직접 세탁소에 맡기며 은근히 신경 써줬다. 또 박하는 이각 무리를 직접 자신이 하는 일에 투입시키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을 청과물 운반 작업에 동원한 것. 박하의 이각 무리를 챙겨주며 신경 쓰는 모습은 흡사 누나 같고 엄마 같았다.
박하는 자신의 배다른 언니 세나(정유미 분)를 지극히 따르지만, 세나의 "적당히 거리 두고 안부만 물을 정도로 지내자"는 말에 눈시울을 붉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고민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박하와 이각은 함께 소주를 나눠마시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장면도 전파를 탔다. 이각과 박하는 다정한 모습을 연출, 향후 둘의 로맨스를 암시했다. 자신의 손을 녹이기 위해 빨갛게 달아오른 박하의 볼을 만지는 이각에 박하는 부끄러운 모습도 보이기도 했다.
한지민의 연기를 본 시청자들은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한지민의 팔색조 연기는 최고", "억척스러움, 귀여움, 또 슬픈 모습까지..한지민 흥해라", "한지민 연기 포텐 터졌네!" 등의 호평을 보냈다.
다소 무겁고, 진중한 연기를 선보였던 전작 '빠담빠담'과 달리 이번 '옥탑방'에서의 한지민의 연기는 한결 더 밝고, 유쾌한 모습이다. 한지민의 팔색조 연기가 ‘옥탑방’의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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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