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셋 중에 한 명이 쳐서 끝내자고 했거든요".
넥센 히어로즈가 시범경기 4위에 올라섰다. 넥센은 2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9회말 강정호의 극적인 끝내기 역전 솔로포를 앞세워 승리를 거두고 시범경기 2연패 후 2연승을 달렸다.
이날 7회까지 2-0의 리드를 유지하다 8회초와 9회초 한 점씩을 내주며 결국 동점까지 허용한 넥센이었다. 그러나 9회말 타순은 3번 이택근-4번 박병호-5번 강정호로 이어지는 희망의 중심타선. 그리고 그 중심타선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후 끝내기포의 주인공 강정호는 "홈런친 것보다 팀이 이겨서 기쁘다. 홈런은 지금보다 시즌 때 많이 치고 싶다"고 비교적 담담한 소감을 드러냈다.
강정호보다 기뻐했던 것은 곁에 있던 박병호였다. 박병호는 "사실 9회말 공격에 들어가기 전 (이)택근이 형이 '우리 셋 차례니까 셋 중에 한 명이 쳐서 끝내자'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강)정호가 진짜로 쳤다"며 '중심타선의 막내'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이택근이 그런 '약속'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팀의 중심타선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택근은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 팀에는 내 뒤에도 병호, 정호 등 홈런을 쳐줄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나는 출루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넥센은 지난해 중반 트레이드돼 온 박병호가 4번타자로 자리잡고 그해 말 FA로 돌아온 이택근이 3번에서 치고 달리며 중심타선이 확실히 보강됐다. 그리고 간판 '거포 유격수' 강정호가 5번과 6번을 오가며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중심타선 뿐 아니라 넥센은 전날(21일) KIA전에서도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며 10-4 대승을 거두고 타선 침묵의 '갈증'을 풀었다. "쳐야 할 때 쳐줘야 좋은 타자"라는 김시진 감독의 말대로 넥센 타자들이 필요할 때 '약속'처럼 치는 모습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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