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예 포수 유강남, ‘청출어람’ 꿈꾸며 도약한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3.23 11: 46

무주공산이었던 LG 포수진에 밝은 미래가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부터 착실하게 기량을 향상시켜온 2년차 고졸 포수 유강남이 전지훈련을 통해 실력을 검증받으며 1군 진입 청신호를 쐈고 시범경기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22일까지 다섯 번의 시범경기에서 유강남은 타율 3할7푼5리를 마크 중이다. 게다가 21일과 22일 두산전에선 차례로 지난 시즌 퓨처스 북부리그 도루왕 허경민과 1군 도루왕 오재원의 도루를 잡아냈다. LG 김기태 감독 역시 이 부분에 주목하며 “유강남을 비롯한 젊은 포수들의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 특히 이틀 동안 1·2군 도루왕을 모두 잡아낸 유강남은 자신감까지 생겼을 것이다”고 유강남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했다.

올 시즌 LG의 최대약점은 포수진이다. 14년 동안 팀을 이끌어온 조인성이 떠나면서 포수진에는 백업선수와 1, 2년차 어린 선수들만 남았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유강남이 우려를 기대로 바꾸고 있다. 그동안 코칭스태프로부터 받아온 높은 평가를 직접 증명한 유강남은 기량 향상의 원인을 전부 선배와 코칭스태프의 몫으로 돌리는 성숙함을 보였다. 자신은 그저 열심히 따랐을 뿐, 항상 열심히 지도해주는 선배들과 코칭스태프 덕분에 시범경기에서 주전 경쟁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작년 프로에 입단하고 2군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열심히 훈련하니까 장광호 배터리 코치님께서 더 잘 가르쳐 주셨고 더 많은 훈련을 부여하셨다. 훈련량은 갈수록 늘었지만 그만큼  빠르게 실력이 늘었다. 장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6월까지 3할2푼대를 기록하며 타격도 잘 했었다. 그런데 금방 지치고 말았다. 아직 프로무대에 맞는 체력을 갖추지 못한 결과였다. 한 때 24타수 무안타에 빠지며 타율도 수직하강 했다. 다행히 여름 이후 컨디션이 올라왔고 시즌 막판에는 1군에도 진입했다”. 
유강남은 포수진 최고참인 17년차 베테랑 심광호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유강남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심광호를 멘토 삼아 궁금한 점, 안 되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있다. 또한 1군에 올라오면서 지도를 받고 있는 김정민 배터리 코치에겐 무한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심)광호 선배님께서 정말 잘 가르쳐주신다. 작년부터 블로킹 같은 부분이 안 돼서 정말 답답했는데 그럴 때마다 답을 구하려고 광호 선배님을 불쑥 찾아갔다. 그럼에도 광호 선배님은 모르는 것 없이 잘 알려주신다. 김정민 배터리 코치님으로부턴 포수로서의 갖춰야할 전반적인 자세를 배우고 있다. 김 코치님의 머리에는 야구 서적 몇 개가 들어가 있는 것 같다. 김 코치님으로 인해 포수는 공부해야하는 자리란 것을 알게 됐다. 상대 타자의 최근 컨디션을 면밀히 체크해야만 투수를 이끌 수 있다. 만일 최근 직구를 잘 치고 있는 타자를 상대로 결정적인 순간 직구를 주문했다가 맞으면 그건 포수 잘못이다. 김 코치님은 항상 상대 타자의 데이터를 구축해 놓고 계신다. 때문에 선수인 내가 공부를 게을리 하면 코치님께 다 들킨다.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안 한 게 되는 거다. 그래서 언제나 다음날 경기에 대비해 공부하고 있다”.
유강남의 올 시즌 목표는 1군 진입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수비력 향상에 부단히 애를 썼고 그 효과가 시범경기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2루 송구 보완에 집중했고 연이틀 모두를 놀라게 한 2루 송구능력을 뽐냈다.
“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비다. 타격도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수비가 우선되어야 한다. 김 코치님의 주문에 따라 2루 송구 자세 자체를 바꿨다. 예전에는 투구를 받고 앞으로 나오면서 던졌는데 이제는 투수가 던진 공의 힘을 이용해 제자리에서 던진다. 자세를 바꾸면서 동작이 더 간결해졌고 어깨 컨디션이 안 좋아도 강하고 정확한 송구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시범경기 기간 동안 진행되는 1군 포수 경쟁에서 살아남고 싶다. 올해 2군에 내려가지 않으면서 장 코치님을 뵙지 못했는데 장 코치님께서 2군으로 떨어지면 죽었다고 생각하라고 하셨다. 1군에 남는 게 목표다.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다. 그러기 위해 수비, 상대타자 공부에 더 많이 신경 쓰겠다”.
유강남은 서울고 3학년 시절 배터리를 이룬 임정우와 프로 1군 무대에서 다시 호흡을 맞추는 것도 상상했다. 고교 졸업 후 유강남이 LG에, 임정우가 SK에 지명됐지만 조인성의 보상선수로 임정우가 LG 유니폼을 입으면서 둘은 다시 뭉쳤다.
“(임)정우 형과 서울고 3학년 때 배터리를 이뤘다. 갑자기 정우 형이 LG에 오게 되면서 팀 분위기 적응에 내가 많이 도와줬다. 정규시즌 중 정우 형이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고 내가 주전포수로 나가 정우 형의 공을 받게 된다면 다른 경기보다 더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상대타선의 장단점을 완벽히 파악하여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
유강남의 최종목표는 90년대 LG 전성기를 이끌었던 넥센 김동수 코치처럼 꾸준한 선수가 되는 거다. 서울고 시절 김 코치의 지도를 통해 포수의 매력을 알게 됐고 진정한 프로선수가 무엇인지를 느꼈다. 유강남은 김 코치처럼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노력하는 선수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내 롤모델은 김동수 코치님이시다. 김 코치님과는 서울고 동문인데 예전에 2년 동안 서울고 선수들을 지도해주시면서 김동수 코치님으로부터 많이 배웠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고교 선수들 연습을 따라오는데 전혀 문제가 없으셨고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가르쳐주셨다. 무엇보다 10년 이상 프로 생활을 이어가셨는데 그러한 꾸준함을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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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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