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시리즈 이후 국내 무대 첫 공식 경기였는데 5이닝 1실점으로 수치상 성적으로 준수했을지 몰라도 투구 내용 면에서는 많이 부족하다".
삼성 라이온즈 좌완 에이스 차우찬은 시범경기 첫 등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차우찬은 2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직구 최고 140km를 찍으며 5이닝 1실점(4피안타 2볼넷 3탈삼진)으로 쾌투했다. 150km 안팎의 강속구가 주무기인 차우찬은 직구 스피드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역시 직구 구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위기를 잘 넘겼지만 아직 멀었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그는 "정규시즌 개막일이 다가오니 기대반 우려반"이라고 표현했다.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뜻. 차우찬은 "작년에는 정말 좋은 상태에서 개막을 앞두고 걱정보다 기대가 컸었다. 이번에는 정확히 5대5"라면서 "오치아이 에이지, 김태한 투수 코치님께서 "너무 깊이 고민하지 마라. 지금껏 잘 했으니 하던대로 하라"고 하시지만 마음이 그렇지 않다. 늘 하는 말이지만 감독님과 코치님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은게 아직 부족한게 사실"이라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예년보다 일찍 괌 1차 전훈 캠프에 합류해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던 차우찬은 "일찌감치 시즌 준비를 한 만큼 보람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2년 연속 트리플 크라운과 생애 첫 15승 달성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으니까. 시즌이 끝난 뒤 활짝 웃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차우찬은 시범경기를 통해 투구 밸런스 교정에 초점을 맞출 생각. "SK전에서 직구 최고 140km를 찍었는데 평균 구속이 많이 떨어졌다. 상하체 밸련스가 안 맞는다. 불펜 피칭과 캐치볼을 할땐 좋은데 마운드에 오르면 잘 해야 한다는 욕심 때문인지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서도 "잘 하진 못했지만 2년간 선발 투수로 활약하면서 뭘 해야 할지 아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단지 더 잘 던지고 싶을 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보다 몸무게가 5kg 정도 감소한 차우찬은 식사량을 늘릴 계획. "여름에 힘 좀 쓰려면 잘 먹어야 하지 않겠나". 한편 차우찬은 오는 27일 1군 선수단에 합류한 뒤 KIA와의 안방 2연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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