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아니면 도” 신화는 이렇게 ‘신화’가 됐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2.03.23 15: 00

“늙지 않는 그룹 되겠다” 포부
30대 중반 아이돌 그룹, 새 장 열었다  
인기그룹 신화가 오는 24일 데뷔 14주년을 맞는다.

10대 아이돌그룹들이 우후죽순 쏟아지던 1998년 1집 '해결사'를 발표하고 데뷔한 신화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롱런'에 성공해내며 23일 발표한 정규10집 '비너스'를 각 음원사이트 1위를 휩쓸게 하는 저력을 과시 중이다.
당시 10대 팬덤을 양분하던 H.O.T와 젝스키스에 밀려 2등 그룹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멤버 변동 하나 없이 14년을 활동해 온 세계 최고 수준의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는 신화는 독보적인 예능감과 성공적인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슈퍼주니어, 빅뱅 등 인기 후배 그룹들의 롤모델 1위에 올라섰다.
# 예능돌, ‘따로 또 같이’도 국내 최초 성공
신화는 신비주의에 갇혀있던 아이돌 그룹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마음껏 망가지고 장난 치면서 오히려 인기가 올라갈 수 있음을 최초로 증명했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후 컴백한 2004년, 신화는 KBS ‘쟁반노래방’에서 ‘충격적인’ 예능감을 내보이고 지상파 3사 대표 예능 프로그램을 모조리 석권, 최초의 ‘예능돌’이 됐다. 4차원 장난기로 토크쇼 마다 폭로의 대상이 된 리더 에릭부터, MBC ‘우리 결혼했어요’로 1등 신랑감이 된 막내 앤디까지 멤버 전원이 예능에서 ‘메인’으로 활약할만큼 멤버 개개인의 매력도 다채로웠다.
연기 영역에서의 성공도 신화가 최초였다. 이전의 많은 아이돌 스타들이 가수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 2004년 MBC ‘불새’는 에릭을 최고의 기대주에 올려놓았고 이후 다른 멤버들 역시 영화와 드라마를 누비며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이 유지된 것은 멤버들의 기가 막힌 ‘우정’ 덕분이었다. 멤버 이민우는 “멤버간 질투나 시기가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이 팀에 있다는 게 기쁠 정도로 다른 멤버들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팀워크는 예능에서의 두각으로 이어졌다. 그는 “누가 친하다고 끼리끼리 노는 게 없다. 예능도 섭외가 오면 주제를 서로 공유해서 그 주제에 가장 잘 맞는 있는 멤버를 부각시켜주고자 회의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최근 신화와 작업한 KBS ‘남자의 자격’ 조성숙 PD도 “신화는 워낙 오래돼서 서로서로가 뭘 잘 하는지 정말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촬영 도중 자기들끼리 말을 맞춰서 웃음이 터질 수 있는 요소들을 끄집어 내준다. 서로 뭘 하라고 전달하는 의사소통이 활발하더라”고 기억했다.
# “늙어보이지 말자” 여전히 강렬한 에너지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신화는 4년의 공백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유쾌하고 재미있다. 이 역시 신화가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다. 이민우는 “4년반 만의 컴백이고, 예능은 6년여 만의 컴백이었는데, 솔직히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앨범과 콘서트도 준비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컸다. 퍼포먼스 그룹이라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아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무대 역시 아주 강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화의 한 관계자는 “8년 전 ‘브랜드 뉴’ 무대를 연상케 할 만큼 강도 높은 퍼포먼스가 준비돼있어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랄 것으로 기대된다”고 귀띔했다.
이민우는 “예전 인기그룹들이 오랜만에 컴백했을 때, 배 나오고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봐와서 걱정이 없지 않았다. 우리는 멤버들끼리 절대 수염을 기르지 말자고 했다. 늙어보인다는 소리도 듣지 않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했다. 소녀들의 사랑에 힘입어 마인드도 젊다. 영원한 건 없겠지만, 마음만은 영원하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화의 어깨는 무겁다. 수많은 아이돌 후배들이 신화의 행보에 두 눈을 반짝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화와 같은 시기에 활동하게 된 2AM은 “신화는 이제 하나의 히스토리가 됐다. 한국 음악계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 사람들로서 존경스럽고 그런 점을 정말 닮고 싶다”고 말했다.
이민우는 “아이돌의 생명은 짧은데 그 기록을 깸으로써 하나의 장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그게 후배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우리에게 가장 이상적인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수 비결을 많이 질문 받는데, 잦은 술자리도 좋고 MT를 떠나는 것도 좋다. 가족이나 제3자의 개입보다는 멤버들을 서로 소중히 생각했으면 좋겠다. 신화도 힘들 때가 많았지만 싸울 땐 남자답게 싸우고, 한명이 힘들 땐 나머지 멤버들이 끌어주면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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