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LG, 1선발 에이스-클로저 외국인 듀오 구성하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3.24 09: 38

잠실 라이벌 두산과 LG가 올 시즌 1선발 에이스와 마무리 투수 중책을 외국인 투수에게 맡겼다.
두산은 지난 1월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 셋업맨으로 활약했던 스캇 프록터와 계약, 구단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마무리 투수를 영입했다. 한편 LG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시즌 11승을 올린 레다메스 리즈를 마무리 투수로 전향시켜 뒷문을 강화했다. 
이로써 잠실 라이벌 양 팀은 지난 시즌 정상급 활약을 펼친 더스틴 니퍼트와 벤자민 주키치를 1선발 투수로 놓고 프록터와 리즈에게 경기 막판 승리를 지키게 하는, 똑같은 외국인 선수 운용방안을 들고 나왔다.

1998시즌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 이후 한 팀의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두 자릿수 승·20세이브 이상을 합작한 경우는 전무하다. 외국인 선수제도가 시행된 첫 해 삼성의 스캇 베이커가 15승을 거뒀지만 마무리 호세 파라는 19세이브에 그쳤다. 2002시즌 KIA의 마크 키퍼가 19승을 올려 에이스 역할을 소화했으나 마무리 보직을 맡았던 다니엘 리오스가 시즌 중반 선발로 전향하면서 특급 에이스·마무리로 구성된 외국인 듀오는 존재하지 않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의 경우만 봐도 외국인 선수 두 명이 시즌 내내 동반 활약할 확률 조차 그리 높지는 않았다. 지난 시즌 LG의 주키치와 리즈만 시즌 개막부터 종료까지 교체 없이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그렇기 때문에 두산과 LG 모두가 초유의 경우를 동시에 달성하리라 예상하는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니퍼트·주키치·리즈 모두 이미 지난 시즌 한국무대에서 검증을 마쳤고 프록터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수준급 활약을 펼친 경력이 있는 만큼 양 팀이 동시에 새 역사를 쓸 가능성은 높다. 지난 시즌 주키치와 니퍼트는 최다이닝 1, 2위에 해당하는 187⅔이닝, 187이닝을 소화하며 팀의 특급 에이스로 자리했고 리즈도 이닝·승리·탈삼진·퀄리티스타트 횟수 등 주요부분에서 10위 안에 들어갔다. 리즈가 마무리로서 검증되지 않은 상태고 프록터는 한국무대 기록이 없지만 2011시즌 한화 바티스타의 모습을 회상하면 막강한 구위를 지닌 두 투수의 성공 가능성은 상당하다. 
지난 22일 시범경기에서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던 니퍼트를 제외하면 이들 모두 시범경기에서 올 시즌을 향한 청신호를 쏘고 있다. 주키치는 지난 20일 두산전에서 단 한 개의 피안타를 내주며 5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고 마무리 투수 리즈가 1⅔이닝 무실점, 프록터 역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니퍼트의 경우 어디까지나 시험 등판의 성격이 강했던 것을 돌아보면 당시의 부진이 시즌 내내 이어지리라 보기는 힘들다. 
두산과 LG 모두 미래를 책임질 선발진 구축을 위해 외국인 마무리 투수 체제를 선택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팀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선발 투수들을 키우겠다”고 공언했고 LG 김기태 감독도 “신구조화가 이뤄진 선발진을 구축하려 한다. 젊은 투수들이 베테랑 투수로부터 노련미를 배우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성적과 리빌딩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하는 양 팀 감독의 의도대로, 양 팀의 외국인 투수 듀오가 최초로 두 자릿수 승·20세이브 이상을 합작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