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감독, "이종욱-정수빈, 엉겁결에 치지 말아줘"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3.24 07: 20

"초구 공략 시 안타 확률이 높다고들 하지 않는가. 그래도 후속 타자들을 위해 좀 더 투수를 괴롭혀주었으면 한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팀의 테이블 세터 요원으로 활약해 줄 이종욱(32), 정수빈(22) 등에게 성급한 초구 공략을 삼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성급한 초반 공략으로 인해 시범경기서 타격 약점을 보여주고 있는 팀 타선에 대한 감독의 고민도 담겨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 23일 한화와의 청주 시범경기가 우천 취소된 뒤 곧바로 잠실구장으로 올라왔다. 시범경기 5경기서 1승 2무 2패로 7위(23일 현재)를 기록 중인 두산은 팀 평균자책점 3.40으로 전체 2위지만 팀 타율 2할1푼3리로 최하위다. 단순한 시범경기라도 감독에게 달갑지는 않은 성적이다.

"성급한 초구 공략이 단시간 내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타자들이 무턱대고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타격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지난 시즌부터 두산 타자들은 특히 클러치 순간 성급한 타격으로 찬스를 무위로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와 함께 김 감독은 올 시즌 1번 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큰 이종욱과 정수빈에 대한 바람도 이야기했다. 바로 성급한 초구 공략보다는 최대한 공을 오래, 많이 보고 투수를 괴롭혀주길 바란다는 것. 단순히 파울커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뒤를 잇는 타자들이 그 경기의 스트라이크 존과 선발 투수의 투구 패턴을 좀 더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기록을 봤을 때 초구 공략 시 안타 비율이 높다는 점은 나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1번 타자라면 개인보다는 팀을 위해 좀 더 공을 오래보고 투수를 괴롭혀줬으면 한다. 엉겁결에 초구를 치면 결국 뒤를 잇는 타자들도 덩달아 급해지기 때문이다. 10경기에 한 두 번 정도 허를 찌르기 위해 초구를 칠 수는 있어도 되도록 많은 공을 보고 투수를 괴롭히면서 뒷 타자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
김 감독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 기록이 아닌 팀을 위한 1번 타자의 자세를 강조했다. 또한 이는 후속 타자들에게도 '1번 타자들이 투수를 어떻게 상대하는 지를 주시하면서 경기 집중도를 높여야 한다'라는 따끔한 쓴소리를 던진 것과 같다. 아무리 1번 타자가 끈질긴 모습을 보이더라도 후속 타자들이 상대 투수의 스타일과 1회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 스타일을 읽는 노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기 때문이다.
타자들의 집중력이 없다면 그만큼 경기를 패할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이 이종욱-정수빈 1번 타자 요원들의 신중한 집중력을 요한 것은 단순히 1번 타자 요원만을 꼬집어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타자 모두에게 던지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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