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이승엽 선배가 알아봐줘 영광"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3.24 07: 19

"첨 뵀는데 절 아시더라고요".
넥센 히어로즈의 '4번타자' 박병호(26)가 '라이온킹' 이승엽(35, 삼성 라이온즈)을 만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박병호는 2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이승엽을 처음 만났다. 두 선수의 만남은 삼성 타격코치로 이승엽과 함께 한 인연이 있는 박흥식(50) 넥센 타격코치가 주선했다.

경기 전 배팅 케이지 뒤에서 두 선수가 만났을 때 이승엽이 박병호에게 건넨 첫 마디가 "결혼했더라"였다. 이승엽이 지난 12월 결혼식을 올린 박병호의 근황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 두 선수는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박병호는 경기 후 "오늘 이승엽 선배님을 처음 봤는데 선배님이 나를 알아봐줘서 영광이었다. 감사했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홈런왕을 꿈꾸는 박병호에게 '아시아 홈런왕'의 안부 한 마디가 감격스러웠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박병호는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박 코치의 지도 아래 이승엽의 폼과 같은 도끼 타법으로 타격폼을 바꿨다. 배트를 쥔 양손의 높이를 이전보다 높이면서 몸쪽공과 변화구에 대응하는 쪽으로 변모했다. 박병호는 이날 자신이 타격폼을 연구했던 우상을 만난 것이다.
이승엽의 안부 한 마디로 프로야구계에서 널리 알려진 박병호의 명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타고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1군과 2군을 오가던 선수에서 한 팀의 4번타자로 자리매김한 박병호가 이승엽의 눈에도 띄었던 것.
이승엽과 박병호는 올해 한 팀의 3번타자와 4번타자로 만난다. 22일 두 팀의  첫 시범경기에서 이승엽은 2루타 한 개 포함 4타수 2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약 8년 5개월 만에 국내무대 도루까지 성공했다. 박병호는 2타수 무안타 1타점(희생플라이)을 기록했다. 결과는 넥센의 9회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
"자신을 알아봐줘 영광"이라던 이승엽과 박병호의 올 시즌 홈런 대결도 주목할 부분이다. 박병호가 바뀐 타격폼으로 올해 이승엽을 상대할 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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