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3월 24일 빌보드 “Billboard 200” 앨범 과 “Hot 100” 싱글 차트 1위에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의 새 앨범 “Wrecking Bell”과 그룹 펀(Fun.)의 노래 ‘We Are Young’이 올랐다. 정통 록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앨범과 싱글 차트 정상에 나란히 등극한 것은 정말 오랜만의 일이다. 그나마 앨범 차트에서는 록 뮤지션들이 선전을 해 왔지만, 2002년 이후 빌보드 “Hot 100” 1위를 차지한 136곡 가운데 1%도 채 안 되는 6곡만이 록 아티스트에 의해 정상에 올랐을 뿐이다. -단, 핑크(Pink)•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케이티 페리(Katy Perry)와 같은 팝•록 계열 여성 아티스트의 1위 곡은 예외로 했음-
- 10번째 앨범 차트 1위, ‘보스’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돌아 오다 -
올해 들어 1월 7일자 “빌보드 200” 앨범 차트에서 마이클 부블레(Michael Buble)에게 1위 자리를 내줬을 뿐 3월 17일자까지 10주 연속 1위를 기록하던 아델(Adele). 그녀의 “21” 앨범이 3월 24일자 앨범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면 프린스(Prince)의 1984~5년 히트작 “Purple Rain”의 24주 1위와 타이 기록을 이룰 수 있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인기 팝 스타’ 아델의 기록 경신에 제동을 건 아티스트가 출현했으니 그가 바로 ‘보스(Boss)’라 불리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이다. 3년 만에 새로운 정규 작 “Wrecking Bell”을 발표, 앨범 차트에 1위로 데뷔하는 ‘미국 음악계의 보스’다운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는데, 아델의 “21”보다 1천장 많은 196,000장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 정상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번 음반은 1980년 발표되어 1위에 올랐던 작품 “River” 이후 브루스 스프링스틴에게 통산 10번째 빌보드 200 차트 1위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와 함께 역대 3위에 해당되는 기록으로 10장 이상의 1위 앨범을 가진 아티스트는 비틀즈(The Beatles – 19장)와 제이-지(Jay-Z, 12장)등 단 네 팀 밖에 없을 만큼 팝 음악 역사에 있어 대단한 성과다. 올해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 오프닝 공연을 선보이며 ‘록음악 거장의 건재’를 전세계에 알리기도 했었는데, 대중적인 인기뿐만 아니라 해외 평단의 최신 앨범에 대한 평가 역시 예상대로 극찬이 대부분이다.
록 음악계를 뛰어 넘어 ‘미국 팝 음악’을 대표하는 인물로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항상 손꼽혀왔다. 다만, ‘너무도 미국적인 사운드’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마니아 층이 좋아하는 뮤지션으로 한정적으로 치부되어 왔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62세 중년 록큰롤러’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음악으로 전하는 ‘진솔한 메시지의 울림’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이변을 일으키는 3인조 밴드 펀, 인기의 날개를 달다 -
미국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 “슈퍼볼” TV 방송 중 자동차 회사 제품 광고 음악으로 펀의 ‘We Are Young’이 사용되어 “Hot 100” 차트 3위까지 올랐을 때는 팬들의 호기심에 의한 반짝 인기를 얻고 급락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예상과 달리 ‘슈퍼볼 어드밴티지’가 사라진 차트 진입 11주째 되던 3월 17일자에 정상에 올라 현재까지 3주 연속 1위를 기록- 3월 31일자도 1위- 2012년 팝 음악계 ‘이변의 주인공’이 되었다. 2008년 결성된 뉴욕 출신의 3인조 인디 록 밴드 펀은 데뷔 작 “Aim and Ignite”을 이듬 해 선보이며 팝 음악계에 정식 출사표를 던졌지만 이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었다.
히트 넘버 ‘We Are Young’에 참여한 여성 가수 자넬 모네(Janelle Monae) 및 패닉앳더디스코(Panic At The Disco)와 같은 인기 뮤지션의 투어 오프닝을 토대로 삼아 데뷔 4년여 만에 마침내 인기의 날개를 달았다. 국내에서는 4월 초에 발매 예정인 2집 “Some Nights”가 북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무명 밴드였던 펀의 성공가도가 한국을 비롯 전세계적으로도 뻗어나가게 될 지 관심을 갖게되는 대목이다.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열정을 북돋는 가사와 시원한 록 사운드로 인기 곡이 된 ‘We Are Young’처럼 그룹 펀도 지속적인 인기 밴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침체된 미국 록 음악계, 부활의 신호탄 될까? –
2000년대 중 후반 이후 일렉트로닉&댄스•팝•힙합•컨트리 음악에 밀려 중견과 신진 록 팀들이 다양한 작품을 계속적으로 발표함에도 불구하고, 콜드플레이(Coldplay)•마룬 파이브(Maroon 5)•푸 파이터스(Foo Fighters)등 소위 ‘빅 스타 아티스트’로 분류되는 몇몇의 인기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며 수년간 침체기를 겪고 있는 록 음악계. 거물 밴드 밴 헤일런(Van Halen)에 이은 록의 자존심 ‘보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컴백과 4년 차 중고 신인 그룹 펀의 선전에 힘입어 ‘록 음악의 화려한 부활’에 밑거름이 될지, 이에 맞서 아델을 비롯한 타 음악 장르 뮤지션들의 수성은 계속될 지 ‘치열한 혼전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2012년 상반기 팝 음악계의 모습이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