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콤비' 김남일-설기현, 결국 인천을 구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3.24 19: 37

[OSEN=인천, 김희선 인턴기자] 베테랑의 힘일까. 결국 '2002년 월드컵 콤비'가 벼랑 끝의 인천을 구해냈다.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라운드 경기서 홈팀 인천 유나이티드가 대전 시티즌을 맞아 2-1 승리를 거두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리그 시작 4라운드를 맞이하는 시점이지만 이날 경기의 무게감은 남달랐다. 인천과 대전은 승강제로 인한 스플릿 시스템이 만들어낸 최하위 탈출 싸움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몰려있었다. 올 시즌 개막 후 승리가 없는 양 팀으로서는 반드시 이날 경기에서 서로를 물리치고 1승을 따내 승점 3점을 얻어야만 하는 경기였다.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였지만 추위 때문이었을까, 양 팀 모두 전반 내내 거칠기만 할 뿐 이렇다할 공격을 선보이지 못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양 팀의 모습에 모두 최악의 결과인 무승부를 예상했을 정도다.
하지만 인천에는 '2002년 월드컵 콤비'가 있었다. 다급함을 안고 시작한 후반전이었다. 후반 8분 김남일(35)은 자기 진영 센터 서클 근처에서 대전의 골문 앞으로 공을 길게 올려찼다. 공이 떨어진 곳으로 기다렸다는 듯 설기현(33)이 달려나가 왼발로 밀어넣었다.
대전 최현 골키퍼가 막기 위해 달려나왔지만 과감한 설기현의 슈팅을 막아내지 못하고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 인천의 첫 골이자 결승골이었다. 설기현은 이후 김재웅이 얻어낸 PK를 골로 연결시키며 이날 팀의 득점을 책임졌다.
베테랑 김남일과 설기현의 풍부한 경험을 믿는다고 강조해왔던 허정무 감독이다. 이날 경기 전에도 허 감독은 "고참 선수들이 (미팅 같은 부분도)알아서 잘 하고 있다. 잘 하고 있으니 선수들을 믿는다"며 김남일과 설기현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점점 몸상태가 올라오고 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듯 이날 경기에서 김남일은 날카로운 패스웍과 중원을 제압하는 무게감을 보여줬다. 설기현 역시 결정적인 순간 한방을 터뜨려주며 인천이 그동안 시달려왔던 '해결사 부재'의 문제를 해결했다. 인천이 김남일-설기현 콤비를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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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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