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두대 매치', 인천-대전엔 아직 '거창한' 이름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3.25 08: 44

[OSEN=인천, 김희선 인턴기자] 단두대는 단두대였다. 하지만 단두대 매치라기에는 날카로움 없이 무딘 칼날만 있었다.
지난 24일 숭의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라운드 경기서 홈팀 인천 유나이티드가 대전 시티즌을 맞아 2-1 승리를 거두고 단두대 매치의 승자가 됐다.
두 팀 모두 절박했다. 하지만 단두대 매치라는 이름에 걸맞는 절박함은 아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4연패의 늪에 빠지는 것만큼은 한사코 피하고 싶은 두 팀이겠지만, 이날 경기에서 진다고 당장 강등 여부가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보다 좋은 결과를 내서 승리를 따내는 것이 더 우선되는 경기였을 뿐이다.

양 팀은 초반부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과감한 시도를 이어갔지만 압박을 이기지 못해 패스도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중원에 집중한 인천은 중앙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고 대전은 지나치게 심플한 단조로운 패스만을 이어나갔다. 후반 설기현의 골로 경기의 템포가 빨라지긴 했지만 전체적인 경기의 내용은 무디기 짝이 없었다.
결국 단두대 매치라는 이름처럼 비장함이 뚝뚝 묻어나는 치열함 대신 3라운드까지 무승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두 팀의 경기력이 다시 한 번 부딪혔을 뿐이었다.
오히려 경기 외적인 부분이 더 날카로웠던 경기다. 경기가 끝나고 그라운드에 난입한 대전 서포터가 인천의 마스코트 '유티'를 구타하는 사건이 벌어질 정도로 말이다. 이를 말리려던 경호원들과 대전 선수들은 물론 두 팀 서포터간 마찰이 그라운드에서 펼쳐졌다. 경기에 쏟아진 뜨거운 관심이 낯뜨거운 사고로 이어진 셈이다.
이제 겨우 4라운드에 단두대 매치라는 이름은 이들에게 너무 거창했는지도 모른다. 이상 기후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추웠던 날씨 역시 경기력 저하에 한 몫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을 위해 두 팀은 '단두대 매치'라는 이름에 걸맞도록 보다 날카로운 축구를 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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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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