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삼성-한화, '신흥 라이벌' 될 수 있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3.25 09: 13

흥미로운 맞대결이다.
25일 청주구장에서 열릴 삼성과 한화의 시범경기가 주목을 끌고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과 '최고연봉자' 김태균(한화)의 국내 복귀 첫 대결로도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지난해 묘한 천적관계를 형성한 삼성과 한화의 첫 공식경기 승부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두 팀은 '신흥 라이벌'이 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삼성과 한화는 라이벌이 될 만한 연결 고리가 없었다. 지역 라이벌도, 재계 라이벌도 아니었다. 오히려 1986년 빙그레가 창단할 때 가장 많은 7명의 선수를 지원한 구단이 삼성일 정도로 우호적인 관계에 가까웠다. 최근에는 2006년 한국시리즈와 2007년 준플레이오프 그리고 2008년 막판 4강의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인 게 전부다.

하지만 지난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천적관계가 형성되며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아시아시리즈를 제패한 삼성이 지난해 유일하게 상대전적에서 밀린 팀이 바로 공동 6위 한화였다. 한화는 삼성을 상대로 10승9패로 우위를 보였다. 4차례나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가져갈 정도로 삼성에게 강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화는 삼성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지난해 두 팀의 승차 21경기차가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한화는 삼성을 상대로 10승 중 6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했는데 그 중 3경기는 7회 이후 삼성 불펜을 무너뜨린 이변이었다. 삼성의 2년간 이어진 7회 리드시 연승 행진을 '130'에서 마감시킨 것도 다름 아닌 한화였다.
지난 겨울 해외파들의 가세로 두 팀이 벌일 맞대결의 흥행 요소가 더커졌다. 이승엽이 삼성에 복귀하자 한화도 김태균과 박찬호를 차례로 영입했다. 이승엽과 김태균의 홈런 경쟁, 박찬호와 이승엽의 투타 맞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만발이다. 삼성이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지만 한화의 전력도 보강됐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시범경기에서도 두 팀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는 3승1패로 시범경기 중간 순위에 올라있고, 삼성은 1승4패로 최하위에 처져있다. 시범경기 성적이라 큰 의미를 두기 어렵지만 양 팀 모두 그동안 성적에 비추어 볼 때 어울리지 않는 위치에 있다. 25일 시범경기 맞대결이 더욱 흥미로운 것도 두 팀의 묘한 순위 영향이 없지 않다.
지난해 "한화가 제일 무섭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던 삼성 류중일 감독은 "한화의 전력 보강이 가장 잘됐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타격 및 수석코치로 6년을 삼성에서 보내 선수 개개인을 잘 파악하고 있는 한화 한대화 감독은 삼성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말을 아끼며 알듯 모를 듯한 미소를 띄고 있다.
'신흥 라이벌'이 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삼성과 한화. 25일 시범경기 첫 맞대결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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