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FC의 비빔밥 축구가 '우리'를 앞세워 상승세를 탔다.
광주는 지난 24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4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원정 경기서 2-1 승리를 거뒀다. 부산은 점유율에서 57-43, 슈팅수에서 11-6으로 앞서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던 쪽은 광주였다.
광주는 패턴은 확실했다. 수비를 두텁게 한 뒤 빠르게 공격으로 연결, 상대를 괴롭혔다. 광주의 골문을 노리던 부산은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자 전체적인 라인을 올리다가 역습에 무너지고 말았다. 자신들이 경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생각에 심취한 부산으로서는 막을 수 없는 한 방이었다.

광주는 이날 승리로 완벽한 상승세에 올랐다. 시즌 개막 후 3승 1무. 상대들의 전력이 약했던 것도 아니다. 다크호스 상주와 지난해 정규리그 2위 포항, 방울뱀 축구를 내세워 도약을 꿈꾸고 있는 제주 등이 광주의 상대였다.
광주가 전력의 열세 속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나'가 아닌 '우리'를 내세운 축구를 하기 때문이다. 최만희 광주 감독이 내세운 비빔밥 축구가 그것.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앞세운 축구가 아닌 조직력을 위주로 팀을 만들었기 때문에 상대보다 기량이 떨어져도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 감독은 부산전에 임하면서도 딱히 '키플레이어'를 꼽지 않았다. '전체'를 내세우면서 체력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할 거라고 말할 뿐이었다. 선수들도 이를 잘 따랐다. 첫 번째 득점인 임선영의 골은 김수범과 환상 호흡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두 번째 득점인 주앙파울로의 골은 복이의 적절한 패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광주는 선수 개인별로는 확연하게 돋보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전력상 열세다. 하지만 축구는 개인이 잘한다고 해서 이기는 종목이 아니다. 11명의 선수가 하나가 되어야만 승리할 수 있다. 광주는 이 점을 너무 잘 알고 열심히 하고 있다. 거기에 상승세의 분위기까지 탔으니 광주의 질주가 거침이 없다.
광주의 다음 상대는 강원이다. 강원은 시·도민 구단이지만 광주보다는 전력이 좋다. 광주도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최 감독은 "우리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이라 생각하고 있다. 목표는 강등을 당하지 않는 거다. 1위가 됐다고 해서 기분 좋게 있다가 지난해의 상주와 대전처럼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했다. 상승세를 탔음에도 자만심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최 감독은 "이제 4경기를 했다. 비빔밥으로 하자면 나물 4개를 넣은 셈이다. 앞으로 40개의 나물을 더 넣어야 한다. 거기에 참기름과 고추장을 넣어 이상적인 비빔밥으로 만들고 싶다"며 선수들의 조화 외에도 이번 2012시즌에 대한 비빔밥 축구의 진정한 목표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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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