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SBS 토요일 저녁 '놀라운 대회 스타킹'은 산만하고 시끄러운 진행이 오히려 개성으로 꼽히는 예능 프로다. 다채로운 장기를 소유한 일반 출연자들과 제각각 십수명 스타 패널들이 뒤섞여서 북새통을 이루는 구성이다보니 예전 강호동의 카리스마 진행이 유독 돋보였던 프로다.
따라서 지난 해 강호동의 잠정 은퇴 선언후 '스타킹'이 폐지될 거란 예상이 많았지만 결과는 강호동 빠지고도 주말 저녁 온 가족이 지켜보는 SBS 장수 예능으로서 제 몫을 충분히 하고 있다. 강호동 빈자리를 맡았던 슈퍼주니어 이특과 갓 제대했던 방송인 붐의 더블MC가 우려반 기대반 속에 빨리 자리를 잡았던 덕분이다. 와중에 최근 SBS가 MC 박미선을 추가투입한 배경은 무엇일까.
'스타킹'은 아무래도 강호동이 빠지면서 폭발적인 카리스마로 다양한 연령층의 많은 패널들과 일반인 출연자들을 일사불란하게 지휘했던 진행의 축을 잃어버린 게 사실이다. 여기서 새롭게 콤비를 이룬 이특과 방송인 붐의 더블 MC 체제를 도입했고 두 사람은 출발단계에서 '오히려 신선하다' '둘의 호흡이 좋은 것 같다" "강호동의 빈 자리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거꾸로 회를 거듭할수록 날카로운 시청자 비평도 늘어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미숙함을 아량으로 받아들였던 시청자들이 점차 강호동 MC 시절과의 비교에 냉정하게 나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시청자 게시판 등의 공통된 불만 사항 한 가지는 두 MC가 나서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분하지 못하고 너무 설치는 듯 하다는 것이다.
한 시청자는 '출연자가 공연을 시작하면 제발 조용히 듣거나 볼 수 있게 해달라"며 "아무리 예능이지만 시청자나 방청객이 무대에 몰입할수 있도록 돕는 것도 MC의 역할 아니겠나"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었다.
아무래도 강호동의 카리스마 진행과 다른 모습으로 예능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두 MC가 오바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컸고 회를 거듭할수록 둘의 대응 방식과 진화 속도에 큰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이특은 자신의 포지션을 정확히 파악해서 치고 들어갈 때와 나올 때를 철저히 구분하기 시작한 반면에 붐은 여전히 복잡한 무대를 더 산만하게 만드는 자기만의 진행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요즘 시청자 반응을 살펴보면 이특의 진행에는 긍정적인 의견이 부쩍 늘어난 반면, 붐에게는 '출연자 보다 붐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는 지적들이 자주 눈에 띄고 있다.
SBS가 '스타킹'의 안정적인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여성 MC 박미선을 투입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능에도 여러 장르가 있어 '1박2일' '무한도전' '런닝맨' '청춘불패' 등의 리얼 버라이어티 집단 MC 체제에서는 자기 자신이 튈려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스타킹'처럼 일반 출연자와 패너들을 상대하는 프로의 진행형 MC는 자신이 돋보이기 보다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 시청자 여론에서 이특이 웃고 붐이 우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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