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유재석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예능은 예능일 뿐.."이라고.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시청자 웃기자고 만드는 예능에서 체면이나 겉치레 등 이것저것 따져서는 안된다는 국민MC의 속내를 풀풀 풍기는 유행어다.
원조 아이돌 신화가 아이돌의 품격을 버리고 14년전 데뷔 이전의 천진난만한 악동(?)시절로 돌아갔다. 자신들만의 예능 프로 종합편성채널 JTBC '신화방송'에서다. 한 마디로 모든 걸 버리고 순수히 예능 본연의 자세에 전념하는 이들의 모습은 아름답다. 그리고 이제 시청자 호응으로 보답을 받을 참이다.
AGB닐슨 집계에 따르면 24일 '신화방송'은 전국 시청률 0.85%를 기록했다. 1%에도 못미친다고 '에게'해서는 안된다. 100억짜리 대작 드라마도 종편에서는 이 정도 스코아를 기록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신화방송'은 첫 방송 0.336%로 시작해 두 번째 도전에서 0.516%포인트나 쑥 올라가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워낙 두터운 신화의 고정팬들 이외에도 일반 시청자들까지 움직였기에 가능한 수치다. 신화가 아이돌 그룹의 원조격인 그룹 신화를 내려놓고 예능프로 '신화방송'의 집단MC들로 철저히 변신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신화가 정말 아이돌의 무게와 품격을 모두 내려놓은 걸까. 이들은 24일 방송에서 원조 히어로로 변신해 '대통령의 딸을 구하라' 미션을 수행한 뒤 뜨거운 목욕탕 물에 함께 몸을 담갔다. 모든 걸 벗은 뒤 "걱정했던 것보다 편했다"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있겠냐"며 홀가분하게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이들은 2회 방송에서 철저히 예능다운 재미를 선사하는데 집중했고 서로 굴욕을 주고 받는데 서슴지않은 덕본에 소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
첫 번째 SF 방송에서 원더우먼, 투명인간, 타잔 등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며 충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였고 두 번째 '대통령의 딸을 구하라'에서는 최홍만과의 1대 1 대결에서 모두 힘없이 무너지고 내동댕이 쳐지는 굴욕을 감수했다.
에릭, 민우, 전진, 혜성, 동완, 앤디 등 신화 멤버들은 모두 꽃미남에 몸짱 근육과 발군의 운동신경을 자랑하는 슈퍼 아이돌 출신들이다. 더욱이 에릭 전진 등 멤버 몇몇은 연기자 변신에서도 대성공을 거둬 이미지 관리에 신경 쓸 시점이다. 혜성 같은 경우는 타고난 성격이 내성적으로 남 앞에 나서기를 싫어해서 평소 예능 출연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유명했다.
그런 이들이 "예능계에 한 획을 그려보자"고 덤벼드니 그 기세가 놀라울 뿐이다. 과연 신화가 이제 갓 출발해 바닥을 기고 있는 종편에서 어떤 신화를 이룰지에 관심이 집중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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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신화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