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충분히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
전북 현대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FC 서울과 경기서 1-2로 패했다. 하지만 이날 전북은 새로운 선수 기용을 선보였다. 바로 그 주인공은 정성훈.
중앙 수비수가 모두 고장인 전북이 최전방 스트라이커 정성훈을 수비수로 기용했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중앙 수비수로 내세우며 서울과 경기에 임했다. 경기 전 전북 이흥실 감독대행은 축구 인생서 처음하는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행은 취재진과 만나 "선수시절부터 코치 그리고 지금까지 중앙 수비수가 모두 부상 당한 경험이 없다"면서 "따라서 (정)성훈에게 ACL 가시와 원정을 다녀온 후 수비수를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결국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성훈은 수비수 변신에 대해 아픈 기억이 있다. 대전에서 활약하던 시절 김호 전 감독이 수비수 전향을 권유했던 것. 하지만 그는 수비수로 변신을 하지 못하겠다면서 부산으로 이적한 전력이 있다. 따라서 수비수로 변신에 대해서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흥실 대행은 "(정)성훈이가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중앙 수비를 해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맡겼다"면서 "데얀을 막아야 한다. 높이를 비롯해서 여러 모로 데얀과 경합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답답한 것이 사실이다"고 아쉬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정성훈은 수비수 변신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짧은 기간동안 훈련했기 때문에 부담 되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막상 경기에 임하니 부담이 됐다. 서울의 공격진이 K리그 정상급이기 때문에 막아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 물론 전북이 의외의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부담은 줄어 들었다. 물론 실수가 많았다. 특히 전반 막판에는 자책골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다.
정성훈은 후반서 크게 드러나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 물론 전문 수비수처럼 완벽한 플레이는 아니었지만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위험 지역에서 볼을 걷어냈다. 결국 전북은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고참 선수의 변신이 팀에 보탬이 된 것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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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