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청주구장, 미끄러운 그라운드 위험천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3.26 09: 23

"위험천만하다".
한화가 제2의 홈으로 쓰는 청주구장이 위험 지역으로 떠올랐다. 단순히 경기만 못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의 부상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까지 안고 있다. 한화의 4번타자 김태균(30)이 최근 발목 부상에 시달린 것도 고르지 못하고 울퉁불퉁한 청주구장의 그라운드 때문이었다.
청주구장은 지난 열흘간 8경기 중 3경기가 취소됐다. 2경기가 우천 취소, 1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배수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아 그라운드에 물이 고이는 바람에 비가 그쳐도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수준이다. 프로라기에는 민망하다.

3일 만에 경기가 치러진 25일 청주구장. 경기 전 한화 한대화 감독이 직접 땅을 고르는 도구를 갖고 경기장 구석 구석 발이 움푹 들어가는 곳을 다른 흙으로 메워야 했다. 한 감독은 "물이 흘러서 내려가야 하는데 그대로 다 고여있더라"며 혀를 끌끌 찼다. 
질퍽질퍽한 땅에서 훈련한 선수들은 스파이크에 묻은 흙을 털어내는 것도 일이었다. 문제는 땅이 굳어도 잔디가 죽을 대로 죽은 상태라 고르지 못하다는 것. 그라운드가 울퉁불퉁하게 돼 선수들의 플레이에도 제한이 있다. 실제로 김태균의 발목 부상도 여기서 비롯됐다.
김태균은 지난 18일 청주 넥센전에서 2회 수비중 1루 파울플라이를 잡으려다 넘어졌다. 전날 내린 비로 땅이 미끄럽고 고르지 못한 탓이었다. 김태균은 "캠프 때부터 오른쪽 발목이 좀 좋지 않았는데 그날 넘어지면서 반대쪽 발목도 다쳤다. 땅이 미끄럽고, 고르지 못한 탓이었다"며 "오늘(25일)도 또 넘어질 뻔 했다. 비 온 뒤에는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위험천만하다"는 말로 청주구장의 위험성을 표현했다. 다른 선수들도 "프로 수준이 아니다"며 청주구장의 열악한 현실에 한숨을 내쉬었다.
청주구장은 당초 올 초 인조잔디를 까는 작업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전구장 리모델링이 행정적인 절차로 길어지고 한화 구단의 사정으로 청주구장 인조잔디 공사도 늦춰진 상황이라 그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인프라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청주구장은 25일 경기를 끝으로 시범경기를 일정을 모두 마쳤다. 내달 10일 두산과의 홈 개막전을 시작으로 5월11일 롯데전까지 정규시즌 총 13경기가 청주구장에서 치러진다. 비 때문에 경기를 못 하는 건 둘째 치더라도 최소한의 그라운드 정비를 통해 선수들의 플레이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하소연에 가까운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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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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