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스타, "오승환·리즈? 100% 내 공에만 집중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3.26 10: 07

청주구장이 술렁였다. 공수교대 때 연습 투구였지만 전광판에 찍히는 볼 스피드에 청주구장을 메운 관중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지난 18일 한화-넥센전 시범경기 청주구장 풍경이었다.
한화 외국인 마무리투수 데니 바티스타(32)는 올해 한국에서의 풀타임 첫 시즌을 앞두고 있다. 시범경기 2경기에서 2이닝을 던지며 안타없이 볼넷 하나를 내줬을 뿐 삼진 2개를 잡으며 위력을 떨쳤다. 아직 날이 쌀쌀한데도 직구 최고 구속이 152km까지 나올 정도로 위력적이다.
지난해 7월 오넬리 페레즈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한화에 합류한 바티스타는 위력적인 마무리투수로 위력을 떨쳤다. 27경기에서 3승10세이브 평균자책점 2.02. 35⅔이닝 던지는 동안 탈삼진 61개로 9이닝당 탈삼진이 15.39개에 달할 정도. 직구 최고 구속 157km, 평균 150km대 초반의 강속구로 위력을 떨쳤다.

'바티스타 효과'는 한화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두산은 새 외국인 투수로 마무리 스캇 프록터를 영입했고, LG도 레다메스 리즈를 선발에서 마무리로 보직 전환시켰다. KIA도 새 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를 마무리 후보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바티스타를 통해 외국인 마무리의 효용 가능성을 확인한 효과가 나머지 구단까지 영향을 미쳤다.
2년차이자 풀타임 첫 해가 되는 바티스타의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클 수밖에 없다. 해설위원들은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의 유력한 대항마로 바티스타를 꼽고 있다. 워낙 빠른 강속구에 검증된 마무리 능력을 높이 평가된다. 지난해보다 한화 전력이 한층 강화된 것도 마무리 바티스타의 세이브 쌓기가 기대되는 요인이다.
바티스타는 "지금 몸 상태와 페이스는 100%"라며 "당장 시즌이 시작되어도 문제없다. 빨리 시즌이 시작됐으면 좋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즌 중간 합류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시작부터 함께 준비하고 있지만 "작년이나 올해 큰 차이없다. 내 공을 100%로 던지며 제구를 잡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종종 제구가 되지 않아 이닝당 투구수가 많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지난해 바티스타의 이닝당 투구수는 평균 16.7개로 많은 편. 바티스타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그는 "내 공을 던지는 게 우선"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볼을 낮게 던져 땅볼을 최대한 많이 유도하며 투구수 관리를 잘 하겠다"고 했다. 주자를 둔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많은 마무리에게 탈삼진 능력은 필수 요소. 하지만 상황에 따라 맞춰잡는 투구도 필요하며 바티스타도 이를 실감하고 있다.
경쟁자들이 쟁쟁하지만 그는 오로지 팀의 승리와 자신의 공에만 집중했다. 마무리로 전환한 리즈에 대해서는 "그에게 특별한 경쟁의식은 없다. 도미니카에서 함께 한 친구다. 기본적으로 구위가 좋으니 제구만 어느 정도 잡히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원왕 오승환에 대해서도 "스피드·무브먼트·제구 모두 좋은 투수"라고 극찬했다.
바티스타는 "세이브 경쟁을 의식하지는 않겠다.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다. 내 공으로 팀의 승리를 지키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화는 적어도 뒷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바티스타가 지키고 있기 때문에 9회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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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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